尹 “성범죄 때문에 선거 치러”
여권 “대선 행보 본격화” 평가
야권선 “尹도 경선 함께 해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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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두고 “권력을 악용한 성범죄 때문에 대한민국 제1, 제2 도시에서 막대한 국민 세금을 들여 선거를 다시 치르게 됐다”는 말로 사실상 여권을 직격하자 여야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권은 윤 전 총장이 대선 행보를 본격화한 것이라며 “계산한 듯한 행보”라고 평가한 반면, 야권에서는 차기 대선과 관련한 ‘러브콜’이 쏟아져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30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그 길에 들어섰다고 보는 게 상식일 것”이라면서 “중간중간 누군가 계산한 듯한 행보를 한다는 인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전날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번 보선의 의미를 묻는 말에 “선거를 왜 하게 됐는지 잊었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시민들의 투표가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이 발언을 놓고도 “누군가의 기획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권은 윤 전 총장의 발언이 이번 보선에 후보를 낸 민주당을 겨냥하는 한편, 야권 지지층의 투표를 독려하는 메시지로 해석한다.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MBC라디오에 나와 “(윤 전 총장이) 지금처럼 정치에 개입하는 발언을 계속하면 총장 때 한 일들도 정치행위로 오해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노 전 실장은 “윤 전 총장이 대선에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에 야권은 윤 전 총장에게 구애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야권의 대선 경선에 참여하는 마당을 만들어주는 것이 국민의힘의 역할”이라며 윤 전 총장뿐만 아니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비롯한 범야권 유력주자들이 모두 국민의힘 울타리 안에서 경선을 치르고 단 한 명의 야권 대선후보를 선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왼쪽),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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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은 퇴임 후 잇단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민주당 이 위원장을 제치고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야권이 윤 전 총장을 어떻게든 끌어들이려 하는 이유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원로들과 만남 외엔 공개 행보를 삼간 채 주로 집에서 독서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누차 강조했듯, 적어도 선거 때까지 윤 전 총장의 정치적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LH 사태’ 관련 발언이나 선거 관련 발언처럼 공정과 정의, 법치주의를 핵심 가치로 하는 대한민국 헌정 질서에 관한 발언은 내놓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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