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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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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서울시장 후보 공약 해부 ② 청년 "2030 표심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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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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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 살기 팍팍한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쓴웃음을 지으며 우리나라를 부르는 말이다. 청년들은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문재인 정부에 기대를 걸었으나, '조국 사태'·'부동산 가격 폭등'·'LH 임직원 투기 의혹' 등 일련의 사건을 지켜보며 분노했다. '누가 되어도 내 편은 없을 것'이라는 청년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이 청년 맞춤형 공약을 속속 내놓고 있다.

◆ 吳 "청년들 앞에서 떳떳한 정치하겠다"

"경험치 없는 20대가 왜 오세훈에게 투표하는지 그 이유를 공유해 드리겠다. 첫번째, 미래 세대에 빚만 떠넘기는 행태에 염증이 났다. 두번째, 분열의 정치에 신물이 났다. 세번째, 지난 4년의 결과를 저희가 두 눈으로 봤다.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 여기 중에 하나라도 지켜진 게 있나"(27세 취업준비생 양준우 씨)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우리 시민들과 국민들은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민주당은 그 손을 뿌리치고 시민들의 등에 비수만 꽂았다. 이런 정부,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경희대 1학년 김동수 씨)

"박원순 시장 뭐했나? 서울시장이 되더니 멀쩡한 문짝을 뜯어서 테이블 위에 얹어놓고 자원을 재활용한다는 쇼를 하지 않나. 또 삼양동에서는 서민 코스프레를 하면서 우리가 십시일반 모아서 준 세금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했다"(영등포구 거주 37세 노재승)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 차량에 오른 밀레니얼 세대들이 시민들에게 2번을 찍어달라고 호소하며 랩하듯 토해내고 간 말들이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동문광장에 설치된 유세 무대 뒤에서 이들을 지켜보던 오 후보는 "(청년들이) 저를 지지해주는 건 감사하지만 솔직히 겁난다. '이 친구들 앞에서 정치 똑바로 해야겠다. 조심해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젊은이들 저희 때와 비교하면 정말 똑똑하다. 영광스럽게도 그런 20대가 박영선 후보에 비해 저를 한 3배 정도 지지해준다고 하니까 정말 고맙다"면서 "그 친구들 앞에서 떳떳한 정치, 자랑스러운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요즘것들'을 무서워할 줄 아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20대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31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TBS의 의뢰로 이달 29~30일 서울 거주 성인 남녀 1039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20대에서 오 후보 지지율은 45.4%로 박 후보 24.4%보다 21%포인트 높다.

앞서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4일 서울시민(18세 이상) 806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20대(18~29세)에서 오 후보 지지율이 60.1%를 기록, 박 후보(21.1%)의 약 3배를 앞지르기도 했다.

세상 물정을 다 꿰뚫고 있는 것 같은 청년들이 두렵다고 한 오 후보의 말이 젊은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한 빈말이었는지 아닌지 알아보고자 그가 내놓은 청년 정책을 들여다봤다.

오 후보는 5순위 공약으로 '청춘이 밥 먹여준다'는 이름의 청년 정책을 내세웠다. 취업교육, 취업과 창업, 자산형성, 내집마련으로 이어지는 실질적이고 전방위적인 터널 탈출 프로젝트라는 게 후보 측 설명이다.

오 후보의 청년 정책은 ▲청년취업 사관학교 설립 ▲라이브 취·창업 특강 실시 ▲청년 자산불림 컨설팅 제공 ▲주거안정 지원 ▲주거·창업 지원 정보 제공 플랫폼 구축을 골자로 한다.

청년취업 사관학교는 20~30대가 빅데이터, 인공지능, 핀테크, 블록체인 분야로 취업이나 창업을 할 때 필요한 실전 교육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는 기관이다. 교육 프로그램을 첨단 산업이나 실리콘밸리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커리큘럼으로 구성해 기업 맞춤형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다.

오 후보는 취업, 창업에 성공한 선배들이 목표를 달성하는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주는 특강도 구상해 내놨다. 공약집에는 서울시 공무원, 공공(산하)기관 합격자(1~3년차)의 수기와 창업자의 성공담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오 후보는 청년 재테크 컨설팅 플랫폼 '청년 영테크'도 런칭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청년들이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나서서 체계적인 상담을 제공하는 것으로, 자산 불림 미션을 수행하면 보너스를 지급해 건전한 동기를 부여하겠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청년층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정책도 마련됐다. 오 후보는 '5대 선거 공약'에서 청년 월세지원(연간 5000명→5만명), 청년공공주택(청년 매입임대사업 연간 1000호→2000호), 공공분양주택을 확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오 후보는 청년 지원 정책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플랫폼 '청년 몽땅 정보통'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청년 지원 사업이 중앙정부와 서울시, 자치구에 산재해 수혜자들이 혜택을 놓치기 일쑤라 주택 지원처럼 20~30대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한데 모아 한꺼번에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수요자가 여러 지원 사업을 찾아 신청하는 방식이 아닌 수요자의 상황에 맞는 지원 정보를 시스템이 알아서 제공하는 서울시 청년의 AI 비서라고 후보 측은 설명했다.

20대 지지율이 높은 데 대해 오 후보는 "청년들이 역사에 대한 경험치가 낮거나 무지해서가 아니"라면서 "이 정권 실정의 최대 피해자이자 공정과 정의에 대한 감수성이 가장 높은 세대가 바로 20~30대 청년들이고 그들의 분노와 배신감이 지지율로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 朴 "돌아와줘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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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은 청년 민심 돌려놓기에 혈안이 돼 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20대는 47.6%, 30대는 56.9%였다. 불과 4년만에 청년들의 민심이 돌아섰다. 각종 여론조사에 20·30대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선거운동을 하며 청년들은 만나고 있는 박 후보지만, 야간 편의점 알바생에게 무인 점포를 권하고, 통번역생들에 AI 번역을 소개해 박 후보 캠프의 걱정 근심은 깊어지고 있다.

그래도 박 후보는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을 지낸 경험을 살려 청년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청년 출발 자산' 정책이다. 자산 형성이 어려운 청년들을 위해 서울시가 5000만원을 무이자로 대출을 해주겠다는 것. 청년들은 10년 간 원금만 갚으면 된다. 박영선 후보는 "청년들이 온라인쇼핑몰을 여는 데 드는 최소한의 금액이 5000만원"이라고 5000만원으로 대출금액을 설정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30일 성동구 유세에서 박영선 후보는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는 청년이 지금 잠들어 있을 시간이라며 그 생각을 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청년 월세 지원 대폭 확대 ▲2023년까지 직주일체형 청년주택 2만호 공급 ▲여성안심주택 품질 향상을 공약했다.

서울시는 '청년 월세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보증금 1억원, 월세 60만원 이하의 집에 거주하는 청년에게 매달 20만원씩 10개월간 주거비를 지원하고 있다. 단, 월세 지원이 얼마나 확대될지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는데 박 후보는 '남아있는 서울시 잉여예산 좀 더 검토를 해보고 할 수 있는 데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영선 후보는 공유오피스형 직장과 주거 공간을 동일한 건물에 넣은 직주일체형 청년주택을 통해 청년 주거 문제를 개선하고 청년 창업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박 후보는 "SH공사에 청년주거자문단을 신설해 청년 의견을 정기적으로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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