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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국악 한마당

국악기·서양악기 한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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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음 음악제 무대에 오를 `연리지의 노래` 연습 장면. 피리(맨 왼쪽)와 생황(오른쪽에서 둘째), 클라리넷(맨 오른쪽)과 바순(가운데)이 합주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국립국악관현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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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기인 피리와 소금, 서양악기인 클라리넷과 바순을 함께 연주하면 어떤 소리가 연출될까.

3월 25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선 작곡가 이유정의 '연리지의 노래' 연습이 한창이었다. 소금·피리·생황·클라리넷·바순 다섯 개의 관악기와 타악기를 위한 작품이다.

국악과 서양음악의 관악기들이 만들어내는 음향은 일면 건조했다. 이 곡의 제목이 왜 연리지인지 알 것 같았다. 연리지는 뿌리가 다른 나무가 엉켜서 마치 한 나무 마냥 자라나는 현상을 말한다. 국악과 서양음악의 음정은 각각 삼분손익법과 평균율이라는 완전히 다른 원리를 기반으로 한다. 게다가 피리가 자기 주장이 강한 목소리라면, 클라리넷과 바순은 차분한 톤을 갖고 있다. 자칫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는 대화 같은 연주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연주가 진행될수록 국악기와 서양악기들은 묘한 조화를 이뤄나갔다. 서로 긴장을 유지하다가 어느새 화음을 이루며 합쳐지길 반복했는데 그 때마다 이질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굉장한 청량감이 느껴졌다. 작곡가 이유정은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낯설음을 인위적으로 없애려 하지 않았다"면서도 "다름은 그대로 두면서도 하나 됨을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국립관현악단 첫 창작음악축제인 '이음 음악제'가 7일부터 11일까지 롯데콘서트홀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하늘극장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의 주제 '이음'은 말그대로 '서로 다름을 잇는다'는 것이다. 9일 롯데콘서트에서 열리는 실내악 연주회는 서양음악과 국악의 경계를 허무는 무대다. '연리지의 노래'를 포함해 위촉 창작곡 4곡이 연주되는데 색다른 편성이 눈에 띈다.

고은영의 '축복의 찬가'는 미당 서정주의 시 '상리과원'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판소리로 시어를 풀어내고 대금과 가야금이 첼로와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을 선사한다. 김상욱의 '쓸쓸하여'는 도종환의 시 '이 세상이 쓸쓸하여'에서 영감을 받은 곡으로 고음피리와 피아노의 2중주곡이다.

이문희의 5중주곡 '아시타시(我是他是)'는 해금, 대아쟁, 알토플루트, 소프라노색소폰, 피아노의 5중주곡이다. 아시타시는 '나도 옳고 남도 옳다'라는 뜻으로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합주를 통해 상생의 메시지를 전한다. 각 악기가 고유의 주법을 고집하지 않고, 플루트와 색소폰은 대금과 피리를 연상케 하는 음색을 낸다. 또 거문고를 연주하듯 피아노의 현을 손으로 뜯으며 연주하기도 한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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