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시대, 금융-비금융 활발해진 합종연횡/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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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이종업계와 제휴하느라 분주하다. 오는 8월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을 앞두고 빅테크(대형IT기업), 유통사 등 비금융권과 활발히 손 잡으며 사업영역을 넓힌다. 상품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함께 하면서 협력 관계를 다지는 것이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KT에 이어 네이버와 손을 잡았다. 금융과 IT(정보기술)를 융합한 디지털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우리은행은 네이버 플랫폼을 활용하고, 네이버는 우리은행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받는 식이다.
대학을 대상으로 한 사업도 함께 발굴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등록금 수납 서비스와 네이버 전자문서를 연계해 간편 수납·결제·송금 등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마련한다. 소비 주축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겨냥했다.
우리은행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하면서 KT와도 협업체계를 갖췄다. 금융, 통신 데이터를 결합해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간편한 본인인증을 위해 공동인증체계를 도입하는 일도 추진 중이다.
통신은 금융과 가장 밀접한 분야로 꼽힌다. 특정 은행 계좌를 연동하면 통신 요금을 할인하거나, 금융거래 대신 통신비 납부내역으로 신용정보를 확인하는 식이다. 신한은행은 카카오 계열 통신 플랫폼 기업 스테이지파이브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금융권에 진입한 ‘메기’ 빅테크도 협업 대상이다. 광주은행은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인적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광주은행 직원이 토스의 업무방식, 조직문화를 몸소 체험했다. 은행은 보수적·수직적인 데 반해 핀테크는 자유롭고 수평적이어서 송종욱 광주은행장이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광주은행은 토스와 입출금계좌 신규 마케팅도 함께 편다.
얼핏 금융과 무관해 보이는 유통사 등에도 은행은 러브콜을 한다. 하나의 앱(애플리케이션)에서 여러 업무가 가능한 마이데이터 시대엔 고객이 머물 수 있는 ‘플랫폼’이 되는 게 우선이기 때문이다. NH농협은행은 11번가와 손잡았다. 금융과 유통 데이터를 결합해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하고 양사 플랫폼으로 공동 마케팅을 하기로 했다.
BNK부산은행은 CJ CGV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뱅킹 앱을 깔지 않아도 CGV 채널에서 부산은행 상품에 가입하는 서비스, CGV 혜택을 더한 적금상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CGV 콘텐츠도 활용한다.
이러한 합종연횡은 은행의 생존 때문이다. 은행권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요구할 만큼 디지털 시대에 도태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낀다. 은행연합회는 주요 금융지주의 의견을 모아 인터넷은행 설립 필요성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할 방침이다.
플랫폼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 주요 은행장들은 올해 경영 키워드로 일제히 플랫폼을 꼽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자리잡은 플랫폼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은행 앱 또한 플랫폼으로 변모해야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른 은행들과 달리 KB국민은행은 자체 서비스를 키우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 협업·제휴의 문도 열어뒀지만 리브부동산, 리브엠, KB모바일인증서 등 자체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주력한다.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 플랫폼에서도 국민은행 상품은 찾아볼 수 없다. 다만 국민은행 관계자도 “기술적 필요 등에 따라 이종업종 협업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양성희 기자 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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