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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ESG 리스크 반영, 업종내 ESG 순위 지각변동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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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정인지 기자, 김영상 기자] [편집자주] 깨진 독에 물을 계속 퍼넣어도 금세 새나가기 마련이다.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잘했던 성과들이 그만큼 퇴색된다. 머니투데이는 빅데이터·AI(인공지능) 기반 ESG 평가기관인 지속가능발전소와 함께 시가총액 상위 주요 종목들과 섹터별 주요 기업의 ESG 성과점수 순위 및 리스크 요인을 반영한 ESG 통합점수 순위를 공개한다.

[대한민국 상장사 ESG 리스크 대해부 ①] 3 - 업종별 순위분석 총론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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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환경·사회·지배구조) 친화적 경영을 위한 시스템이 아무리 잘 구비돼 있다고 하더라도 관련 리스크를 관리하지 못하면 ESG 점수도 낮아진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업종별 순위분석 결과 여실히 드러났다.

14일 빅데이터·AI(인공지능) 기반 ESG 평가기관인 지속가능발전소와 머니투데이가 국내 시가총액 상위 500대 기업을 12개 업종으로 나눠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각 업종별 ESG 성과점수 상위 5개사와 ESG 통합점수 상위 5개사 리스트가 대폭 바뀌는 모습이 확인됐다.

지속가능발전소는 기업들의 자체 공시자료 및 각급 정부 부처, 공공기관이 보유한 기업 관련 공공데이터를 바탕으로 ESG 성과점수를 산출한다. 여기에 △AI 시스템으로 수집된 해당 기업의 ESG 관련 뉴스에서 리스크 점수를 산출해서 △리스크 점수에 따른 할인율을 적용해 성과점수를 조정, ESG 통합점수를 산출해 낸다. 이 때문에 성과점수가 높다고 해도 리스크 점수가 높으면 통합점수 순위가 뒤바뀐다.

성과점수가 높으면서 리스크 관리도 잘 해 순위가 바뀌지 않은 업종으로는 '금융 및 지주사'가 있다. 이 업종에 속한 70개 기업 중 KB금융, 신한지주, 두산은 ESG 성과점수가 100점 만점에 각각 64.43점, 62.15점, 61.81점을 기록해 1~3위를 맡았다. ESG 리스크 점수를 반영한 통합점수를 산출했을 때도 KB금융과 신한지주, 두산은 각각 61.95점, 59.85점, 59.54점으로 1,2,3위 자리를 고수했다.

'자유소비재-제조업' 업종에 속한 만도와 현대모비스도 ESG 성과점수가 각각 63점, 62.54점으로 1,2위를 기록한 데 이어 리스크를 반영한 통합점수 기준으로도 1,2위를 고수했다. '운송' 업종에서의 현대글로비스, '정보통신기술' 업종에서의 삼성에스디에스, '필수소비재' 업종에서의 LG생활건강 등이 성과점수 및 통합점수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ESG 시스템 구비 등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성과점수가 양호했던 데다 상대적으로 ESG 리스크가 낮아 감점을 덜 받았다는 데 있다.

반면 성과점수가 양호했던 기업이 리스크 관리 미흡을 이유로 통합점수 기준 순위가 대폭 하락한 경우들도 눈에 띄었다. 대표적인 곳이 POSCO(이하 포스코)이다.

포스코는 성과점수 기준으로 '소재' 섹터 67개사 중 점수가 가장 높았으나 ESG 리스크 점수도 4.9점으로 가장 높았다. 최근 사업장 안전사고 등 논란이 불거졌던 데다 계열사의 미얀마 현지 영업과정에서 최근 학살 사태를 초래한 군부와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논란까지 불거지며 리스크 점수가 확 올라간 탓이다. 포스코의 소재섹터 내 통합점수 순위는 23위로 확 떨어졌다.

'하드웨어 및 반도체' 업종에 속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성과점수 기준으로는 업종 내 1,3위였으나 통합점수 기준으로 9위, 6위로 밀려난 것도 마찬가지 이유였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불거진 성과급 논란에 중국 기술유출 사건 등이 불거지며 S, G 리스크가 크게 불거졌고 삼성전자는 삼성 승계 과정에서의 논란이 불거진 영향으로 ESG 리스크 점수가 높았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ESG 리스크 점수는 각각 3.7점, 4.3점으로 업종 내에서 가장 높은 2개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아울러 '산업재' 섹터에서 성과점수 기준 2위였던 두산중공업도 ESG 리스크 점수가 4.0점(심각) 평가를 받으며 통합점수 순위가 15위로 밀려났다. '정보통신기술' 업종 성과점수 3,4위였던 KT, NAVER가 통합점수 순위로는 업종 내 7,8위로 밀려난 것도 리스크 관리 미흡이 전체 점수 하락에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준다.

'자유소비재-서비스' 업종에 속한 강원랜드의 경우는 다소 이례적인 사례다. 강원랜드는 업종 자체가 '도박' 관련 업종이기 때문에 ESG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관련 정보공시 뿐 아니라 각종 ESG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성과점수가 업종 내 1위를 기록했다. 강원랜드는 ESG 리스크 점수도 2.9점(높음)으로 같은 업종의 롯데쇼핑(3.2점, 매우 높음)에 이어 두 번째로 리스크가 많은 기업으로 꼽혔으나 성과점수 자체가 높았던 덕분에 통합점수 기준으로도 1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성과점수 자체가 낮으면 ESG 리스크가 낮아도 통합점수 순위가 하위권에 머무는 모습도 전체 업종에서 공통점으로 눈에 띈다. 금융·지주사 섹터에서 ESG 통합점수가 가장 낮은 곳은 원익홀딩스(40.44점)였다. 롯데지주(41.98점) SK디앤디(42.22점) LG(42.57점) 서연(42.61점) 등이 하위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중 롯데지주와 LG는 ESG 리스크 점수가 각각 3.0점, 4.2점으로 높게 나왔으나 나머지 3개사는 리스크 점수가 0.0점이었다.

바이오·헬스케어 섹터에서도 유틸렉스(43.25점) 오스템임플란트(43.38점) 메디톡스(43.74점) 에이프로젠제약(43.92점) 일동제약(43.96점) 등이 하위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성과점수 자체가 낮아 통합점수가 낮게 나왔고 메디톡스, 일동제약은 ESG 리스크 점수도 각각 2.8점, 1.5점이어서 기존 성과점수가 또 깎였다.

이외에 △에이프로젠 KIC(산업재) △인선이엔티(상업·전문서비스) △남선알미늄(소재) △한국전력(에너지) △한진(운송) △아난티(자유소비재-서비스) △DI동일(자유소비재-제조) △상상인(정보통신기술) △동원산업(필수소비재) △에스맥(하드웨어·반도체) 등이 각 섹터에서 ESG 통합점수 최하위를 기록했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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