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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제 내차례인가"…소외됐던 바이오, 미 항암학회 이벤트에 힘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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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최근 미국암연구학회(AACR) 연례학술대회 이벤트와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에 제약·바이오 업종이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앞서 연초 개최된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투자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헬스케어 지수는 전일 대비 26.38포인트(0.55%%) 오른 4797.49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0.01% 빠진 약보합을 보인 뒤 하루만에 다시 반등했다. 이 지수의 상승세는 지난 7일 시작됐다. 이날 종가는 지난 6일 대비 7.6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15% 오른 것과 비교하면 세 배 이상의 상승률이다.

미국 시간으로 15일까지 열리는 AACR 이벤트의 영향으로 보인다. 127개국 4만8000명의 회원을 보유한 AACR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함께 세계 최대 항암 학회로 꼽힌다. 올해 이 행사에서는 유한양행, 한미약품, 일동제약, 오스코텍, 압타바이오, 앱클론, 에이비엘바이오, 지놈앤컴퍼니, 파멥신 등이 참가해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AACR을 비롯한 글로벌 의·약학 관련 컨퍼런스는 주식 시장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목으로 인식된다. 세계적으로 많은 업계 관계자가 모이는 자리에서 회사의 연구 성과를 알릴 수 있어서다. 대규모 학회에서 발표할 수 있도록 연구 논문이 채택된 것만으로도 해당 기업의 호재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지난 1월 11~14일(미국시간)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이벤트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실제 한국 시간으로 행사가 종료된 지난 1월 15일 KRX헬스케어지수는 5125.21로 마감됐다. 작년 말 종가 5517.31과 비교해 7.11% 하락한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7.39% 상승했다.

당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증시에 유입되면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대형주 위주로 매수가 몰려, 상대적으로 시가총액 규모가 작고 변동성이 큰 제약·바이오 업종은 소외받았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 2월까지 이어지며 제약바이오 업종은 코스피가 오를 때는 횡보하고, 코스피가 횡보하거나 하락할 때는 더 크게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상승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인한 금리 상승이 나타나면서 성장주의 미래 가치 하락 우려가 지속돼 연초 대비 코스피 의약품지수와 코스닥 제약 지수가 각각 약 15%와 13% 하락했다"며 "백신 접종률이 상승할수록 진단키트 수출 감소세와 코로나19 치료제 처방 감소가 전망되며 향후 성장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관련 기업의 주가가 부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혈전증 부작용 논란이 한국 제약·바이오 업종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단초가 됐다.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혈전증 논란에 더해 노바백스 백신의 허가가 늦어진 영향으로 국내 백신 도입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자 보건복지부는 국산 백신 개발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이는 국산 백신 개발 업체들의 주가를 급하게 밀어 올렸다. 다만 국산 백신 후보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은 그간의 급등에 대한 피로감으로 전일에 이어 이날까지 상승폭의 상당 부분을 반납했다.

서근희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얀센의 바이럴 벡터 기반의 코로나19 백신의 혈전 부작용 이슈로 메신저리보핵산(mRNA)와 융합항원 방식의 백신에 대한 국산화 제품 개발 필요성이 증가했다"며 "국내 관련 기업 중 에스티팜(mRNA), 아이진(mRNA), 유바이오로직스(융합항원) 등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한경우 매경닷컴 기자 cas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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