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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코로나 불확실성 높다"면서도... 이주열 "올해 3%대 중반 성장 가능" 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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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7번째 '0.5% 기준금리' 동결
"불확실성 여전히 높아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
다만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대로 상향할 듯
낮은 백신접종률 등 현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도
"한국 잠재성장률 훨씬 낮아졌을 것"
한국일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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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하는 결정을 또 한 번 내렸다. 하루 600~700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불안한 데다 경제가 완전히 좋아졌다고 평가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은은 두 달 전만 해도 3% 수준으로 예상하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대 중반'까지 높여 잡으면서 올해 우리 경제 성장에 대해서는 낙관했다. 수출 성적이 예상보다 훨씬 좋은 데다 소비심리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이유다.

지난해 5월 0.5%로 조정 이후... 7차례 금통위에서 모두 '동결'


15일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5%로 낮춘 이후 7번째 동결이다. 금통위는 결정문에서 "국내 경제의 회복세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19 전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고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은 예상된 결과다. 아직 국내 백신 접종률이 2%대 머물러 있는 데다 연일 확진자가 700명을 웃돌면서 '4차 대유행'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회복세가 안착했다'고 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금통위의 평가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간담회에서 "국내 경제의 회복 흐름이 강화되고 있고 물가상승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아직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정책 기조의 전환을 고려하기는 이르다"고 못박았다.

3% 성장 낙관 속 현 경제 상황 우려도

한국일보

개선되는 경제지표. 그래픽=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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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날 이 총재는 올해 우리나라 연간 경제성장률이 3%대 중반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2.8%에서 3%로 높인 이후 경제 상황이 추가로 개선됐다고 판단해, 전망치를 더 높인 것이다. 구체적인 수치는 내달 발표되는 경제전망에 제시된다.

이 총재는 "모든 불확실성과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제가 1분기를 지나오는 움직임을 볼 때 3%대 중반 성장은 가능하다고 본다"며 "올해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고, 이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외여건이 개선되면서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가 확대됐고, 국내에서도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 중반까지 회복돼 당분간 2% 내외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다만 이 총재는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도 빼놓지 않았다. 특히 2%에 불과한 낮은 백신접종률을 직접 언급했다. 3%대 경제성장 전망에 대해서도 "정부가 다각적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했다"며 부연했다.

이 총채는 한국의 잠재성장률 역시 낮아졌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코로나 사태로 한국 경제 체력이 크게 후퇴했다는 뜻이다. 그는 "지난 1년여간 고용 사정이 악화했고, 서비스업의 생산 능력이 저하된 여건을 감안하면 잠재성장률은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낮아졌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잠재성장률 수준은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재추정해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선진국 대비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뒤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저효과 때문에 빠르게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 기본 체력을 회복하기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장재철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금리는 경제가 충분히 회복한 뒤에야 올릴 수 있을 텐데, 올해 3% 중반대까지 성장하더라도 훨씬 더 올라가야 정상화라고 할 수 있다"라며 "미국에서 아직 불확실성을 논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먼저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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