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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미공개 정보 활용’ 혐의 인천 중구청 공무원 영장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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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미관광특구 지정 전 아내 명의로 땅 매입

한겨레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인천 동화마을 일대에 부동산 투기를 한 혐의를 받는 인천 중구청의 한 공무원이 15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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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 혐의를 받는 인천 중구청 공무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정우영 인천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중구청 6급 공무원 ㄱ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영장을 기각했다.

정 판사는 “공직자가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했다는 혐의사실 부분은 어느 정도 소명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피의자가 위 토지를 매수한 가액이 매도인의 진술 등에 비춰 보면, 관광구역 인접구역 지정 고시에 관한 정보를 반영하지 못한 채 실질적인 재산 가치에 비해 낮게 형성된 시세였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현재로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부패방지및국민권익위원회의설치와운영에관한법률 위반죄 성립에 관한 대법원 판례를 보면, 피의자가 취득한 토지의 객관적 가치에 관한 주요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그 시세가 위 정보를 반영하지 못한 채 실질적인 재산 가치에 비해 낮게 형성돼 있었고, 피의자가 그러한 기회를 이용해 위 토지를 낮은 시세로 매수했다는 점이 소명돼야 한다”고 그 이유를 덧붙였다.

정 판사는 또 “피의자는 인천 중구청 공무원으로 주거 일정하고,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거나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런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피의자에 대한 구속사유가 있다거나 구속의 상당성 및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ㄱ씨는 7년 전인 2014년 4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아내 명의로 인천시 중구 차이나타운 인근 송월동 동화마을 일대 토지를 사들여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구청 관광개발 관련 부서에서 근무한 ㄱ씨는 동화마을 일대 용지 1필지를 아내 명의로 1억7천만원에 사들였다. 이 용지 일대는 같은 해 8월 월미관광특구 인접 구역으로, 이듬해에는 월미관광특구 특화 거리로 지정됐다.

ㄱ씨는 경찰에서 해당 용지를 매입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법원으로부터 ㄱ씨 아내 명의인 시가 3억3600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소 전 추징보전신청을 통해 동결했다. 추징보전은 범죄 피의자가 특정 재산을 형이 확정되기 전에 빼돌려 추징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미리 막기 위해 양도나 매매 등 처분 행위를 할 수 없도록 동결하는 조처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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