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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맡긴 돈 안전한가"...소매금융 철수 선언 한국씨티은행 문의 빗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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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씨티그룹이 한국 시장에서 소비자금융 부문 철수를 결정하자 한국 씨티은행 노조원들이 본사 정문 앞에서 반발하고 있다.[사진 출처 = 씨티은행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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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을 철수한다는데 미리 예금을 인출하는 게 안전한가요?"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 출구전략을 선언한 가운데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기존 고객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그룹이 한국 뿐 아니라 호주, 중국, 대만,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폴란드, 바레인까지 총 13개국에서 소매금융에 대한 출구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추진 방식이나 목표 시한 등은 공개치 않았다.

이에 씨티그룹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소비자금융쪽의 출구전략'을 추진 하느냐가 관심사다.

금융권에서는 세 가지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먼저 자산관리(WM), 신용카드 등 소비자금융 사업의 각 부문을 분리해서 별도로 매각하는 방식이 가장 많이 거론된다. 이번에 씨티그룹이 한국과 함께 개인 소비자 대상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결정한 호주에서 이 같은 방식의 매각이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소비자금융 사업을 통째 매각하는 방식도 나오고 있다. 2014년 씨티그룹이 일본씨티은행의 개인금융 부문을 매각할 당시 일본 내 9개 은행에 개인금융 분야의 양도를 타진했고, 이 가운데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이를 인수한 사례가 있다.

아울러 매각이 어려울 경우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폐지하는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HSBC은행이 2013년 국내에서 개인금융 업무폐지 절차를 밟은 전례가 있다.

출구전략이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 있을거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당장 씨티은행을 이용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대출이나 예금 상품, 신용카드 등 기존 이용해오던 서비스를 계속 이용해야할 지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씨티은행을 이용중인 40대 직장인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존 예금을 다른 은행으로 계좌이체를 해놓는 게 낫지 않나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국씨티은행의 고객 예수금은 27조3000억원에 달한다. 대출 자산은 24조7000억원이며 신용카드 회원수는 개인과 법인이 각각 104만8000좌(계좌)와 4만8000좌로 알려졌다. 점포 수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39개가 운영되고 있다. 소매금융을 포기하는 만큼 점진적인 점포 축소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국 씨티은행측은 "사업 재편 방안 확정 때까지 기존과 동일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고객 문의가 평소보다 25% 정도 늘었다.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변함없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을 하고 있다. 노조에서 주장하는 뱅크런은 사실과 다르며, 은행의 수신고는 평소 변동 범위 내에 있다. 신규대출도 중단치 않았다"고 강조했다.

씨티은행 내부 임직원들은 술렁이고 있다.

그동안 한국씨티은행의 철수설은 2014년, 2017년에 이어 세번째 불거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매각설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익의 절반정도를 차지하는 소매금융 영업이 전격 중단되면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씨티은행의 임직원수는 3500명으로, 이 중 소매금융 관련 임직원은 약 2500명(71%)에 달한다.

진창근 한국 씨티은행 노조위원장은 "본사측의 졸속 발표를 인정할 수 없다. 오는 19일 임단협 마감 시한인데 결렬 시 쟁의 신청 등을 통해 한달내 폐업이나 파업 등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맞서 싸우겠다. 매각이든 철수든 본사 마음대로는 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ifyouar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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