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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총수 부재’ 삼성전자, 한·미에 역대급 투자계획 내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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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0조 투자 이르면 5월 발표

한·미 정상회담 ‘최고 선물’ 예상

평택 P3 투자도 하반기 본격화

일각 “이대론 공격적 투자 어려워”

시스템반도체 세계1위 전략 차질

경제계 “이재용 사면” 공식 요청

세계일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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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반도체 패권 다툼의 한복판에 서 있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가 임박한 모양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이 강조한 ‘초격차’와 ‘반도체 비전 2030’ 전략을 확고히 하기 위한 미국과 한국에서의 역대급 투자계획이 공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미국 신규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투자계획이 이르면 다음달 발표될 전망이다. 최대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한국에서 유일하게 백악관 반도체 회의에 참석했고, 함께 참석한 대만 TSMC와 미국 인텔이 이미 미국 내 투자계획을 공개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다음달 하순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열리는 첫 한·미 정상회담 전후로 투자계획이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의 대규모 투자계획은 첫 대면하는 두 대통령 모두를 만족시킬 ‘최고의 선물 보따리’로 꼽힌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늦어졌던 경기 평택캠퍼스 P3 라인에 대한 신규 투자계획도 늦어도 하반기에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단일 반도체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진 P3는 지난해 하반기 기초공사를 시작했다. P3 라인은 공장의 길이가 700m로 현재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인 P2(400m)의 1.75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전체 투자 규모도 각각 30조원가량이 투입된 P1, P2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심화하는 가운데 P3 라인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 P3 공장은 2023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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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연초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P3 라인의 착공을 공식화하고 대대적인 투자계획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구속되는 바람에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총수부재’의 한계다.

일각에선 이렇게 미리 계획된 투자 외의 공격적인 추가 투자가 불가능한 삼성의 현실을 개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에 정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경영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한국 대기업 특성상 총수가 아닌 이상 인수합병(M&A)이나 채용 같은 분야에서 중대한 결정을 내리긴 쉽지 않다”고 이 부회장 부재의 의미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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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부회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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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관계자는 “전문경영인들은 전문 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해야 하기 때문에 큰 시야를 갖고 조직 전체를 위해 나서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매일같이 TSMC, 인텔 같은 기업들의 투자계획이 발표되는데 이 부회장 없이 삼성이 그런 공격적인 의사결정을 새로 하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총수 없는 삼성이 투자 타이밍을 놓치면 메모리 반도체의 초격차 유지와 2030년까지의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 도약 전략 등의 차질도 우려된다. 이 부회장의 특별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받는 이유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 16일 오후 대한상의에서 열린 부총리·경제단체장 간담회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을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는 이보다 하루 앞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발송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지난 12일 ‘옥살이가 고돼서 대장 절제 수술까지 받은 이재용 부회장 8월 15일 특별사면을 간절히 요청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와 현재까지 85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16일에 올라온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합니다’라는 글에도 5800여명이 동의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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