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서울시의회와 시의회 운영위원장이 이틀 연속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경고성 입장문을 보냈다. 당선과 동시에 화해·협치 분위기가 예상됐던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가 긴장 관계로 접어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정태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영등포2)은 22일 ‘서울시의회 통 큰 협력에 의회 무력화로 답한 오세훈 시장’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서울시가 시의회 상임위원회 업무보고를 앞두고 전례 없이 발령 10일 전주요 부서장 발령장을 수여한 것은 명백한 의회민주주의 부정행위라는 것이다.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지난 19일 지방자치 상호 협력을 내용으로 하는 ‘서울시의회-서울시 업무협약식’을 체결하고 오세훈 서울시장(왼쪽 세번째),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왼쪽 네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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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운영위원장은 “서울시의회는 준비없이 서울시정을 책임지게 된 오세훈 시장을 배려해 시정질문을 전격적으로 취소하고,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 관련 행정사무조사를 보류하는 등 통 큰 결단을 내리고 전면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하지만 오세훈 시장은 제300회 임시회 개회식 당일 각 상임위원회 업무보고를 앞둔 시점에 10여일 후에 있을 주요 현안부서 부서장에 대한 인사를 서둘러 발표해 상임위원회를 무력화하는 조치로 답해왔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관례적으로 인사발령 2~3일 전에 관련 내용을 발표해 왔으나, 이례적으로 10일이나 앞선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29일자로 도시교통실장, 행정국장, 상수도사업본부장 등에 대한 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서울시의회는 갑작스런 전보인사에 따라 상임위원회 업무보고에 현 부서장과 함께 전보 발령된 부서장들을 함께 출석하도록 요구해 이들이 동시에 상임위원회에 출석하는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김정태 운영위원장의 설명이다.

김정태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김정태 운영위원장은 “상임위원회의 업무보고는 서울시 주요 정책의 추진방향과 진행경과를 확인하고 시민의 눈높이에서 함께 논의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를 알면서도 업무보고를 해야 할 간부 공무원에 대한 인사를 독단적으로 발표한 것은 서울시의회 무력화 시도라고 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태 운영위원장은 또 이번 전보 인사가 박원순 전 시장 장례식을 총괄했던 행정국장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지적에 대해 “박원순 전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결정한 것은 특정 개인의 결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를 직업 공무원인 개인에게 모두 책임지우는 것은 보여주기식 행정의 전형이며 서울시 공무원 전체에 대한 오세훈 표 줄세우기에 불과하다”면서 “피해자에 대한 사과만큼 의회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서울시의회의 전폭적인 협력에 불통으로 답한 독단에 대해서 성찰하고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보궐선거를 통해 취임한 지 10여일 지난 오세훈 시장의 독선적인 모습에서 우리 아이들을 위한 친환경 무상급식에 반대해 서울시장직을 스스로 박차고 나갔던 지난 2011년 8월 그 날이 떠오른 것이 기우가 아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에는 서울시의회가 대변인 명의로 ‘임시회 진행 중에 시행된 서울시 인사발령,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최선 서울시의회 대변인(더불어민주당·강북3)은 “현안에 대한 조례 심의·의결이 진행되며 집행부와 수차례 안건을 논의해야 하는 임시회 회기 중에 굳이 주요 실·본부·국장을 바꾸는 것은 의정활동에 큰 불편함을 초래함과 동시에 시민 권익까지 침해할 수 있다.”며 “6월에 정기인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부의 이 같은 결정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공동 대변인인 한기영 대변인(더불어민주당·비례)도 “이번 인사가 소폭인 데다 발령일자 기준으로 5일 후면 임시회가 폐회됨에도 불구하고, 집행부가 회기 중에 급하게 인사발령을 하는 것은 천 만 서울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를 도외시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대광 기자 chooh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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