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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월간중앙]“文정부 향해 할말하는 시장” 오세훈의 서울, 4가지 핵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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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의 규제 위주 방역에서 상생방역으로 전환해야”

■ 과거 10년 동안 서울의 도시경쟁력 퇴보… 무거운 책임감으로 업무 시작

■ 중대본과 합의 없이는 방역방침 변경 안 할 것… 자가진단키트는 검토 필요

■ 부동산정책 ‘신속보다 신중한 공급’ 모드로… 공시지가는 재조사 원칙

■ 청년 일자리 창출 위해 투자 의욕 살펴야… ‘안심소득’은 3년 걸리는 실험

중앙일보

오세훈 서울시장은 10년 전보다 더 엄혹한 환경에서 다시 서울시청에 입성했다. 그는 산적한 과제와 우호적이지 않은 외부 조건에 눌리지 않고, 시민의 지지를 동력 삼아 돌파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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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피곤하면 안 되죠.” 4월 15일 오전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만난 오세훈(60) 서울시장에게서 활력이 흘렀다. 격렬했던 국민의힘 후보 경선과 야권 단일화, 4·7보궐선거, 인수위도 없이 당선 다음 날부터 바로 시작된 시정 업무 등의 살인적 스케줄도 오 시장을 지치게 하지 못하는 듯했다. 아마도 에너지의 원천은 ‘세상이 다시 오세훈을 필요로 했다’는 확신이었을 터다.

2011년 8월 서울시장 자진 사퇴 후, 약 10년 시간 동안 정치인 오세훈은 고통과 좌절로 점철된 50대를 보냈다. 낙선이 겹쳐지며 ‘유통기한이 끝났다’는 정치권 일각의 평가절하도 감수해야 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야구에서만 통용되는 격언이 아니다. 2021년 4월 7일 서울시민 279만8878명(득표율 57.5%)은 압도적 지지로 오세훈 시장의 귀환에 찬성했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전부 승리하며 단숨에 야권의 핵심 정치인으로 위상이 상승했다.

‘첫날부터 능숙하게’라는 선거 캠페인처럼 오 시장은 이슈를 선점하는 감각을 증명하고 있다. 코로나19 ‘상생방역’, 스피드 주택공급 전략 등의 이슈로 민생을 파고들었다. 간결하게 핵심을 포착하는 오 시장의 스타일은 집무실 책상에서도 묻어났다. 전임 시장 시절의 탑처럼 쌓아놓은 서류더미는 찾아볼 수 없었다. 책상은 깔끔하게 정돈돼 있었고, 서재에는 간소하게 책 몇 권이 놓여 있을 뿐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장 당선 후 방송사를 제외하고는 개별 언론사와의 인터뷰는 최초라고 했다. 서울시장이 지니는 말의 무게를 누구보다 실감하는 오 시장은 세간에 잘못 알려진 정보를 바로잡는 데 치중했다. 말투는 온건했지만, 내용은 솜 속에 든 칼과 같았다. 지난 10년 서울시정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날이 서 있었다.



“다시 일할 기회를 주신 만큼…”



10년 만에 서울시청으로 출근한 소회가 남달랐겠다.

“청사에 들어가면서 눈물이 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막상 닥치니) 눈물이 안 나오더라(웃음). 선거 이기고 다음 날 출근했다. 마음이 굉장히 무겁더라. (시장이) 결정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을 게 예상됐다. 공무원들은 본능적으로 새 시장이 와서 결정해서 실행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좀 미뤄두는 경향이 있다. 당분간 일에 엄청나게 치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끝 모를 코로나19 시국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불편 정도가 아니라 고통스러워하시는 분들도 많다. 신임 시장으로서 어떻게(어려움을) 덜어 드릴 수 있을까…. 책임감이 아주 무겁다.”

지난 10년 서울시정에 대해 평가하자면?

“서울시민의 평가를 종합해보면 서울시가 많이 정체된 상태다. 신랄하게 표현하면 오히려 퇴보했다는 평이 다수다. 세계 도시들은 앞으로 뛰어나가고 있지만, 우리는 도시경쟁력 순위만 봐도 많이 뒤처져 있다. 마음이 마냥 감회에 젖어 있을 수만은 없는 상태다.”

2006년 45세 나이로 처음 서울시장이 됐다. 재선 후 10년 공백기를 거쳤다. 그 시간을 견뎌낸 힘은 무엇이었나?

“언제라도 다시 일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살아왔다. ‘미래’가 늘 화두였다. 다시 일할 기회를 주신 만큼 10년 전 못다 이룬 일들을 성공적으로 해내야 한다. 쓰러진 민생을 일으키고, 시민 삶의 질을 올리고,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되살리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어렵고 소외된 분들을 위한 세심한 정책 마련도 놓치지 않겠다.”

민생과 방역을 모두 지키는 ‘상생방역’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4차 확산 우려도 나온다.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중앙정부가 운영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서울시도 방침을 변경할 생각이 없다. 마치 정부가 반대해도 우리가 변화를 강행할 것처럼 처음에 비춰진 부분은 정말 아쉽게 생각한다. 서울형 상생방역은 정부의 방역 취약점을 보완하겠다는 것이지, 별개로 추진하겠다는 게 아니다.”

‘서울형 거리두기’는 어떻게 추진되나?

“다음 주 초(4월 19일)부터 중대본과 협의에 들어간다. 그 내용은 1회용 자가진단키트를 일상화하는 것이다. 그동안 일률적 규제 일변도의 방역 수칙을 적용받아야 했던 현장에 숨통을 틔워 드리자는 것이다. 마치 유흥업소 위주로 뭔가 기준이 완화되는 것처럼 비춰지는 측면이 있었지만, 우리의 일상이 달라지는 것이다. 학교부터 시작해 종교시설, 생계형 서비스업을 대표하는 음식점업 등으로 단계별로 실시해나가겠다.”



“1회용 진단키트로 일상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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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13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참석해 정부 인사들과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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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지금 어머님들이 ‘돌밥돌밥’(돌아서면 밥 차려주는 모습을 빗댄 표현) 그런다고 한다. 학교를 못 가는, 돌아가면서 등교하는 학생이 많다. 부모님들께 많은 부담이 된다. 자제분들 돌보는 거니까 참을 수 있는데 학력 저하도 발생한다. 작년하고 올해 교과과정의 공백이 아마 클 것이다. 학교 간 격차도 커지고 있고…. 학습 격차가 큰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다. 1회용 진단키트로 집에서 확인한 다음에 등교하는 시스템이 안착되면 학력·학습의 격차가 해소되기 시작할 것이다. 종교 활동은 물론이고, 공연·예술계도 굉장히 달라질 것이다. (1회용 진단키트는) 코로나19 때문에 우리가 1년 이상 포기했던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유용한 보조수단이 된다. 사전에 자가진단키트로 무증상 양성자를 일부 찾아낼 수 있다면 일률적으로 전부 영업 금지를 시키는 비효율을 막을 수 있다.”

역으로 묻겠다. 그렇다면 왜 정부는 그동안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영국, 독일, 미국,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이 왜 이걸 썼을까를 생각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독일처럼 기준이 잘 정비된 나라에 한국 제품(1회용 진단키트)이 들어가서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다. 자가진단키트는 PCR 검사가 갖는 검사 근접도의 한계, 시간소요의 단점 등을 극복하고 능동방역 체계를 확립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그 점만 봐도 우리가 한번 검토해볼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 마치 서울시가 내지르는 것처럼 비춰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현실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생각인가?

“중대본에 제안했다. ‘식약처에서 일단 쓸 수 있도록 승인을 해달라.’ 식약처에서 승인만 해준다면 서울시가 시범사업으로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승인까지 빨라도 두 달이라고 한다. 사정이 이러니 신속항원키트를 학교나 종교 활동 현장에 적용해서 일단 서울시가 시험을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중대본과 합의된 사항이 아니면 실행할 생각이 없다. 다른 것도 아니고 안전·방역과 관련된 일이지 않나.”

중대본이 반대해도 서울시가 강행할 것처럼 알려진 건 사실과 거리가 있겠다.

“서울시와 중대본이 협의를 시작했다. 식약처는 ‘신속항원 키트 신청이 들어온 게 없어서 검토를 못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거짓말이자 책임 회피다.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없으니 신청을 못하는 것이다. 어떤 전문가는 ‘식약처가 저렇게 몽니를 부리면 외국에서 검증된 걸 사서라도 쓰자’고 말하더라. 식약처가 의지를 가지고 검토했으면 좋겠다. 제가 (4월 13일 화상 국무회의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를 드린 것이다.”



“부동산 가격 자극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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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다음 날인 2021년 4월 8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의회를 방문해 김인호 의장과 만나 협치를 구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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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주재의 국무회의에 처음 참석해 발언했다. 문 정부의 방역정책에 이의를 제기한다면?

“그동안 대다수 국민은 거리두기 원칙을 충실히 지켰지만, 대유행은 지난 1년 동안 세 번이나 일어났다.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더는 버틸 여력이 없다며 절규에 가깝게 호소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민경제 자체가 위태롭다. 백신 접종도 세계 꼴찌 수준이어서 집단면역까지 갈 길이 멀다. 현재의 방역체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거듭 말하지만 중앙정부 주도의 일률적 규제 중심 방역체계, 수동적 방역체계가 아닌 능동방역 시스템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시점이다.”

당선 바로 다음 날 서울시의회를 예방했다. 서울시의회 109명 중 101명, 구청장 25명 중 24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어떻게 협치를 끌어낼 수 있을까?

“시의장단, 상임위원장단과 14일 오전에 1시간 반 이상에 걸쳐서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제가 받은 느낌은 ‘합리적 주장을 내놓으면 아마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었다. 물론 철학을 달리하기 때문에 충돌하고 갈등할 이슈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생활 시정에 관한 문제는 비슷하다. 제가 내놓은 방안이 시민들이 바라는 해법이라면 쉽게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까지는 협치가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본다.”

오 시장 취임으로 적잖은 서울시민들은 집값 안정을 기대한다.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은 어떤 궤적으로 움직일까?

“선거 기간 동안 (공급에 관한) 많은 말씀을 드렸다. 문제는 자칫 부동산시장을 (재건축 아파트 위주로) 자극할 가능성이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4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렵게 안정세를 잡아가던 부동산시장이 다시 불안해지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며 오 시장을 향해 견제구를 던졌다.) 선거 기간 동안에는 ‘신속’을 내세웠지만, 취임 후에는 ‘신중’을 강조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신규 주택 공급을 활성화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하도록 해당 실무진에게 지시했다.”

서울시가 결정한다고 다 될 수 있는 구조도 아니지 않나?

“속도를 내려고 해도 현실적으로 서울시의회의 조례 개정이나 국토부의 협조, 또 어떤 사항은 법률 개정·신설이 전제가 돼야 한다.”

재개발 구역 지정 기준을 낮추고, 용적률을 높이며 층수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성을 관철할 수 있을까?

“서울시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것부터 검토를 시작하겠다. 주거정비지수제가 대표적이다. 이는 법적 요건이 아닌데도 지나치게 복잡한 절차로 재개발 진입 장벽을 높여온 대표적 ‘서랍 속 규제’다. 이 제도를 통과 기준이 아닌 정비우선순위 결정 기준으로 전환해 활용하면 정비구역 대상지가 확대될 수 있다. 구역지정 절차 간소화 및 지원을 통해 4.5년 걸리던 지정 기간을 2.5년으로 단축할 계획이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압승으로 주택 정책에 관한 민주당 출신 구청장들의 생각이 달라질 여지도 생겼다.

“이미 여당인 정순균 강남구청장도 ‘집값 억제도 좋지만 주민 주거복지 해결을 위해 아파트 재건축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용도지역별로 나뉘어 있는 층수 제한도 현실에 맞는 새 기준으로 재설정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스피드 주택공급 전략(민간 토지 임차형 공공주택임 상생주택 7만 호, 소규모 필지를 소유한 이웃끼리 공동 개발하면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모아주택 3만 호, 기존 서울시 공급계획 7만5000호,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공급으로 18만5000호 등 총 36만호) 타임 테이블은 어떻게 추진될 것인가?

“이 전략은 2025년을 목표로 설계된 공약이다. 주민 동의, 현장 여건, 법령·제도 개선 등 제반 여건에 속도를 맞춰야 한다. 재개발, 재건축은 2025년까지 매년 3만~4만 호를 계획하고 있다. 재개발은 하반기부터 신규 구역지정을 본격화하고, 재건축은 안전진단을 통과했거나 진행 중인 단지부터 구역지정을 시도할 것이다. 상생주택은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올해 안에 시범사업 공모에 착수한다.”

재산세 감면이나 공시지가 기준 재정립은 실현 가능할까?

“지난 1년 공동주택 공시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다. 상승률, 상승 속도 모두 문제다.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현장의 민심이다. 공시가격이 올라가면 세금은 물론 건강보험료를 비롯한 63가지 생활의 부담이 생기기 때문에 많은 국민이 고통을 호소한다. 결국 가계 가처분소득이 줄게 되고, 경제활동 전체가 위축된다.”



“공시가격 급등은 경제 위축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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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기간이 없었음에도 오세훈 서울시장은 코로나19 방역, 부동산 공급, 일자리와 복지 정책 등에 관해 뚜렷한 철학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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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풀어가야 할까?

“일단 공시지가 재조사를 원칙으로 서울시 내 공시가격 급등 지역을 중심으로 범위를 확정하고 세부 시행계획을 수립 중이다. 13일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도 공시지가 급등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다. 국민의힘 소속 5개 시·도지사가 의견을 모으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과중한 세금 책정을 입증할 만한 객관적 증거를 들이밀지 않는 한, 정부가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듯하다.

“공시가격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재산세 부담 증가 부분을 들여다보려고 한다. 공시가격의 인상분만큼 재산세 세율을 인하하거나 재산세 과세특례 기준 금액을 상향하는 등, 공시가격의 급격한 인상을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또 소득 없는 1세대 1주택에 대한 재산세 감면과 관련해서도 세밀한 검토를 지시했다.”

보궐선거 참패 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대출을 완화해 젊은층이 집을 사도록 해주겠다’고 운을 띄우고 있다. 하지만 이는 또 하나의 집값 폭등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의 본질은 청년층의 내 집 마련 문턱이 감당하기 어렵도록 높아졌다는 점이다. 주택 대출을 완화해줘도 사기 어렵다는 게 청년들의 민심이다. 실제 신입사원 연봉이 5000만원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아무것도 안 쓰고 매달 받는 월급 전액을 저축해도 약 20년이 지나야만 서울 지역에 그럴듯한 아파트 하나 마련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출 완화는 부동산시장에 더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우려와 냉소가 많더라.

“주택 부족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청년층의 대출 완화는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없다. 오히려 민간이 주택을 활발하게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구축한 뒤, 주택 공급이 충분하다는 시그널과 실제 충분한 공급으로 주택 가격 하향 안정화를 유도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서울시장 공관 구입에 예산을 쓰지 않고, 광진구 자양동 자택에서 통근하기로 했다고 들었다. 서울시장 공관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기존 시장 공관이 지난 1월로 임차 계약이 끝났다. 새로 시장 공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하더라. 하지만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예산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이다. 굳이 세금을 들여가면서 시장 공관을 새로 구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2009년 서울시장 재임 때에도 한남동 시장 공관을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위한 비즈니스 전용 공간인 ‘파트너스 하우스’로 내어 드린 바 있다.”

시장 취임 직후 ‘박원순 성추행 사건’ 피해자와 면담했고, 업무 복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 확정과 동시에 약속한 일이다. 오랜 기간 고통을 겪었을 피해 직원과 가족을 위로하고, 2차 가해 등의 어려움을 듣고, 일상 복귀를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본인 의사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큰 원칙을 정했다. 피해 직원이 편안한 마음으로 복귀해서 업무에 열중할 수 있도록 잘 챙겨나가겠다.”

2030 표심의 변화는 서울·부산 보궐선거에서 가장 강렬한 임팩트였다. 2030의 마음을 붙잡아두기 위한 서울시의 정책은 무엇인가?

“청년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일자리다. 경제가 좋아져야 일자리가 창출된다. 중앙정부와의 협업이 잘 맞아야 된다. 서울시 혼자 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스타트업 창업이나 기업인의 투자 의욕이 상실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정부여당 주도로 관철시킨) 기업규제 3법은 기업인의 투자 의욕을 감퇴시키는 쪽으로 작용하는 법안들이다. 기업 규제를 최대한 손봐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효험을 볼 수 있는 일자리 대책도 요구된다.

“공공일자리 개발 그리고 공급에 대해서도 게을리하지 않겠다. 공약했던 청년취업사관학교를 비롯해 구직자와 기업의 미스매칭 때문에 취업이 어려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을 내실 있게 준비하겠다. 또 (무료 혹은 저렴한 가격으로)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늘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도 신속하게 제공하겠다.”



“안심소득과 근로의욕 상관관계 살펴봐야”



복지정책과 관련해서 ‘오세훈표 안심소득’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안심소득은 신중하게 철저히 준비해서 시행할 생각이다. 아직 시장인 제가 업무 보고도 못 받은 상태에서 일부 언론에 보도가 된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이게 실험이라는 점이다. 베를린의 사례를 보면, 3년 정도를 지켜봐야 한다. 베를린은 1500가구를 선정했는데, 서울은 계층·지역·가구수 별로 대표성을 가진 가구를 선정해서 200가구의 표준을 선정했다. 안심소득이 이분들의 일에 대한 욕구를 살피는 작업이다.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근로 의욕을 오히려 고취시키는 걸로(학자들은) 주장한다. 정말 그런지는 3년 정도 지켜봐야 한다.”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겠지만, 서울시가 시작했다는 지점에서 의의를 찾아야겠다.

“선정된 200가구의 근로 의욕이 고취되는지 감퇴되는지, 소비 패턴과 민생관은 어떻게 변하는지, 굉장히 정교한 종합적 준비가 필요하다. (다소 목소리를 높이며) 섣부르게 내놓을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 관련 부처에서) 뭘 모르고 그냥 쉽게 자료를 내준 모양이다. 다음 주 20일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제대로 알려 드리려고 한다. 이를 연구한 학자도 연결해 드릴 생각이다. 접근이 거칠게 되면 안 된다.”

중앙정부의 호응을 끌어내는 작업도 중요하겠다.

“강조할 점은 3년간의 시범사업을 거치면 다음 정권의 초반부에 해당한다. 다음 정권과 심도 있는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 중앙정부와의 협조 관계가 없으면 서울시 단독으로 못하는 복지제도다. (현시점에서는) 서울시가 총대를 메고 시범사업을 한다는 것이다.”

글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 사진 김경빈 선임기자 kgboy@joongang.co.kr /녹취 정리 박남화 월간중앙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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