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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삼성, 상속 분배의 원칙...아들·딸에 두루 "조만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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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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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28일 런던올림픽파크 아쿠아틱센터를 찾은 이건희 IOC 위원(오른쪽)과 가족들이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이 회장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한 사람 건너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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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타계한 고 이건희 삼성 그룹 회장의 상속재산에 대한 유족들의 입장 발표가 28일 진행된 가운데 유족간 분재(分財: 재산분배)는 삼성의 전통에 따라 아들 뿐만 아니라 딸들에게 고루 분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랜 유교적 문화에 뿌리를 둔 한국사회에서 1960~70년대생들이 주류 무대에 오른 국내 기업가문들은 여전히 여성 가족의 경영 참여에 대해 소극적인 부분이 있다. 이런 이유로 아들 중심의 재산 분배가 이뤄진 것이 주요그룹들의 행태다.

하지만 삼성가는 창업자인 호암 이병철 회장 때부터 이어져온 기업 전통의 영향으로 딸들에게도 다른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재산이 분재될 가능성이 높다.

호암은 생전에 분재를 하면서 장녀 이인희씨(한솔그룹)에게는 고려병원, 전주제지, 호텔신라, 장남 맹희씨의 부인인 손복남씨(이재현 CJ 회장의 모친)에게 안국화재, 차남 창희씨(새한미디어그룹)에게는 제일합섬, 5녀 명희씨(신세계그룹)에게는 신세계백화점과 조선호텔의 주식을 각각 나눠줬다.

규모는 적지만 딸들에게도 고루 기업을 물려주고 경영을 맡겼다.

이건희 회장도 생전에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의 지분을 확보토록 하는 과정에서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3을, 세딸(이부진, 이서현, 고 이윤형씨)에게는 각각 1씩의 비율로 나눴다. 비율로 치면 50%는 아들에게 나머지 50%는 세딸에게 나눠 균형을 이루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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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20년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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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의 3남매의 지분 합계(28.43%) 중 이 부회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61%,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19.5%를 차지하고 있다.

3남매가 지분을 보유한 삼성SDS의 경우 전체 보유지분(17%) 중 이 부회장이 54.1%, 이 사장과 이 이사장이 각각 22.9%를 갖고 있다.

생전 이건희 회장의 뜻은 자신이 보유한 지분 중 50% 가량은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물려주면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되, 나머지 50%는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에게 넘겨 각자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미래 설계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회장이 타계한 현 시점에서는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의 의지가 분재에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법률적으로 상속 유류분에 따라 분재할 경우 이 회장의 재산에 대해 3/9(33%)은 홍 전 관장이, 2/9(22%)씩은 3남매가 각각 나눌 수 있다.

이 부회장이 장남으로서 오랫동안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경영에 몸담아 온 점 등을 감안할 때 두 딸은 이같은 상속유류분 비율에 따른 분재(22%)를 하되, 홍 전 관장의 상속분이 향후 이 부회장에게로 넘어가는 형태(합계 55%)의 모양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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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안정적인 그룹경영을 하면서도 남매간 화목을 이룰 수 있는 비율이라는 게 재계의 의견이다. 또한 이건희 회장이 살아 생전 고려했던 비율로 보인다.

국내 다른 그룹들의 남매간 분재와도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4대 그룹만 비교해보면 최근 상속이 이뤄진 LG 그룹의 경우 유교적 가풍이 짙어 고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서 LG가의 장남인 구광모 회장에게 상속재산(구자경·구본무 회장 주식재산)의 79.3% 가량이 상속됐다.

구 회장은 고 구본무 회장의 LG 지분 11.06% 중 8.6%와 할아버지인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지분 0.96% 전량을 상속받았다. 반면 구본무 회장의 장녀인 구연경씨는 LG 지분 2%를, 차녀인 구연수씨는 0.5%를 각각 받는데 그쳤다. 상속재산 전체 중 비중으로 보면 각각 16.6%와 4.1% 물려받는데 머물렀다.

현대차 그룹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여전히 다수의 지분을 보유해 정의선 회장으로의 지분 이전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나 기아차 등 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더라도 정 회장에 대한 지분 승계 비율이 90%(CEO스코어 기준) 가량으로 높다.

SK의 지주회사인 SK(주) 지분을 최태원 회장이 66.7% 보유한 반면, 여동생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은 24.8%, 최태원 SK수석 부회장은 8.5%를 보유했다.

한편, 삼성 관계자는 "유족간 상속 재산에 대한 분재는 잘 마무리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며 "이번 상속세 및 기부 발표 내용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정리할 시간이 부족한데 따른 것이다"고 설명했다.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hunt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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