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1.4.29/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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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에서 제외되면서 이 지검장을 수사 중인 검찰의 부담이 줄었다. 이 지검장의 기소 가능성 역시 그만큼 커졌다는 지적이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전날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들은 각자 총장 후보 4명을 적어내는 방식으로 후보군을 압축했다. 이 지검장은 이 투표에서 상당한 표 차이로 뒤로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투표가 이뤄지기 전 일부 위원들은 '이 지검장은 총장 후보로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위원들이 이 지검장 편을 들기도 했으나 결국 최종 후보군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이 지검장이 총장 후보군에 들지 못한 데에는 정치적 편향 문제가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요직을 거치며 권력을 향한 수사는 무마하고 정권 편에 섰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의 갈등에서 적극적으로 추 전 장관 측을 지원하기도 해 조직 내에서 신망을 잃었다는 평가다.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의 불법출금 사건에서 피의자 신분인 것도 걸림돌이 됐다. 이 지검장은 수원지검 수사팀의 4차례 소환 통보를 거부했고, 기소 위기에 놓이자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신청하는 등 각종 논란을 일으켰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수사심의위와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와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분명히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이 지검장이 총장 후보에서 완전히 탈락하면서 수사팀은 부담을 덜게 됐다. 이 지검장이 총장 후보로 올라갔을 경우 수사팀은 '총장 임명을 방해하기 위해 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었다. 특히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기소를 결정했을 경우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한 기소 등의 의심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팀이나 대검 모두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기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이 됐다"며 "이제 법리로만 판단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의 기소 여부는 다음달 10일 이후 결정될 전망이다. 검찰은 이 지검장에 대한 수사심의위를 다음달 10일 오후 2시 소집해 열기로 했다.검찰은 전날 이 지검장에 대한 수사 계속, 기소 적정성 여부 등을 판단할 심의위원들에 대한 추첨 절차를 진행했다. 수사팀은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수사심의위에서 기소하지 말라는 결과가 나올 경우 수사팀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며 "수사심의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근무하던 2019년 6월쯤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수사 무마를 의도하고 외압을 가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안양지청은 그해 3월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긴급출국금지 조치가 위법하게 내려진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에 나서려고 했는데, 이 지검장 외압으로 수사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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