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계 1위 삼성그룹 오너 일가(이하 삼성가)의 유산 상속이 마무리되면서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산을 상속 받은 유족 4명이 나란히 국내 주식부호 톱(Top) 4를 차지했다.

4일 기업 분석 전문업체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60개 그룹 주요 총수 일가 90명의 주식 평가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98조3300억원으로 100조원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42조원(42.8%) 정도가 삼성가 몫으로 파악됐다. 이는 현대차 시가총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고 이건희 회장이 오랜 기간 지켜온 국내 주식부호의 1위 왕좌는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물려받았다. 이 부회장의 주식재산은 지난 3월 말 8조9200억원대에서 상속이 끝난 지난 4월 말 기준 15조6167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불과 한 달 전보다 7조원 넘게 주식재산이 불어난 것이다. 15조원이 넘는 주식재산 중 절반은 삼성전자 주식이다.

이 부회장은 3월 말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주식을 4202만150주 보유하고 있었는데, 4월 말에는 5539만주가 넘는 주식을 법정 상속 비율대로 물려받아 총 9741만4196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보통주 주식 가치는 4월 말 기준 7조9300억원을 넘어섰다. 이어 삼성물산 4조6000억원, 삼성생명 1조7000억원, 삼성SDS 1조3000억원대 지분가치가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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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부호 2위는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이었다. 홍 전 관장의 주식재산은 지난 3월 말 4조4000억원에서 지난달 말 11조4319억원으로 늘었다. 한달 새 배(培) 이상 주식재산이 불어난 것이다. 그 역시 삼성전자 지분이 대폭 많아진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홍 전 관장은 4월 30일 이전만 해도 삼성전자 주식을 5415만360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달 말 1억3724만4666주로 개인주주로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하게 됐다.

3위와 4위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두 자매가 순서대로 차지했다. 3월 말까지만 해도 이들의 주식 가치는 1조8000억원 정도로 같았다. 이후 한 달이 지난 4월 말에는 이 사장은 7조7800억원 수준으로 3위, 이 이사장은 7조2100억원 이상으로 4위에 올라섰다.

이 부회장을 포함해 삼성가 4명이 보유한 주식 가치를 모두 더하면 42조원 이상이었다. 이는 4월 말 기준 국내 시가총액 10위 셀트리온(36조6200억 원 수준)보다 높고, 시총 8위 현대차(45조2900억 원 수준)와 맞먹을 정도의 높은 주식평가액이다.

이번 집계 결과, 주식부호 5위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6조7106억원), 6위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5조6000억원), 7위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4조9600억원), 8위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3조7300억원), 9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3조5800억원), 10위는 구광모 LG 그룹 회장(3조4800억원)이었다.

한편 공정위 지정 대기업 집단에 포함되지 않지만 하이브(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대표이사의 주식 평가액은 3조원 수준이었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2조6800억원의 주식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의 주식가치는 2조2000억원대였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의 주식은 2조1800억원이다.
석유선 기자 ston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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