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들이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 등 목적으로 7000억원을 기부한 것에 대해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코로나19 중앙 예방접종센터 G동에서 열린 국립중앙의료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5.3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공공의료 체계 구축의 일환으로 건립되는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을 국가가 아닌 개인의 사회공헌에 기대야 한다는 사실에 감사와 동시에 아쉬움을 표한 것이다.
정기현 원장은 “국가는 (감염병) 위기 때마다 임기응변에만 그쳤을 뿐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투자에는 인색했다”며 “사스, 메르스, 코로나19에 이르는 위기에도 국격에 걸맞은 공중보건 위기 대응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그는 고 이건희 회장의 유지에 따라 기부금을 절차에 따라 유용하게 쓰겠다고 다짐했다. 정 원장은 “기부자의 가치를 온전히 지켜 정부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감염병 대응 국가역량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감염병 극복 기부금 7000억원 가운데 5000억원은 국내 첫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나머지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 및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쓰일 예정이다. 기부금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출연된 뒤 관련 기관 간 협의를 통해 활용할 예정이다.
병원은 김한석 서울대어린이병원장을 이번 사업의 단장으로 임명했으며, 9월까지 사업 추진체계를 구축한 뒤 11월부터 1차 연도 사업을 시작한다. 향후 서울대는 물론 전국 어린이병원 의료진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와 실무위원회를 두고 사업을 진행한다. 기부금은 앞으로 10년간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 환자 약 1만7000여명의 유전자 검사·치료, 항암 치료, 희귀질환 신약 치료 등에 쓰인다. 임상연구 및 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도 9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어린이 희귀질환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이건희 회장께 감사드린다”며 “이번 기부로 국내 소아암과 희귀질환 환아들을 치료하는 ‘의료 플랫폼’을 구축해 기부자의 큰 뜻을 기릴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선 기자 stone@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