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공들이던 獨·佛 압박 동참
中 "美 꼬임에 빠지면 악몽될 것"
日·印·호주 사안마다 갈등 증폭
시, 이스라엘·헝가리 등에 러브콜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을 중심으로 한 '반중국 포위망'이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 등이 공을 들여온 독일, 프랑스도 주요 7개국(G7)국가와 함께 중국 견제에 적극 동참하면서 돌파구는 갈수록 좁혀지는 양상이다. 중국은 "미국의 꼬임에 빠져 대항하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미국이 국제 사회 장악에 나선 현재 상황에서 설득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 주석은 노동절 연휴 전후로 이스라엘, 헝가리 등 국가와 잇따라 유대 강화에 나섰다. 반중국 세력 대응 전략으로 풀이된다.
■공들였던 독일·프랑스도 압박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와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6일 공동 사설을 내고 "무리를 지어 중국에 맞서는 것은 미국과 서방 국가들에게 악몽이 될 것"이라며 "대항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는 G7 외교장관들이 5일(현지시간) 영국에서 회담을 가진 뒤 중국 견제를 골자로 한 공동 성명을 발표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G7은 성명에서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티베트 인권 문제, 홍콩 민주주의 퇴보, 대만 국제기구 가입 공식 지지 등을 언급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이들 사항은 모두 중국이 넘지 말아야할 선으로 규정한 '핵심 이익'이다.
G7에 독일, 프랑스 등 중국이 유럽과 관계 개선을 위해 신경을 쓰고 있는 국가들도 포함돼 있다는 점은 중국 입장에선 더욱 부정적이다. 시 주석은 지난달 미국과 일본의 반중국 공동 성명이 나온 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 화상회의를 갖고 기후변화, 코로나19 백신을 놓고 협력을 강화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제안은 중국·EU 투자협정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양측은 7년간 끌어오던 이 협정을 체결하기로 지난해 말 합의했지만 신장 인권과 홍콩 선거제 개편 문제로 부딪치면서 물거품이 될 상황까지 처했다. 이 협정은 미국 중심의 반중국 동맹 전선을 흔들 수 있는 기회로 평가받았었다. EU 무역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4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EU와 중국 간 대규모 투자 협상을 마무리 짓는 노력을 중단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호주·인도·일본 등 사방이 갈등
G7 이외의 국가와 관계도 실타래가 더욱 엉키고 있다. 미국 못지않게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는 호주가 다윈항의 장기 임대에 대한 재검토에 나서자, 중국 정부는 이날 양국 간 전략 경제대화의 무기한 중단을 선언했다. 다윈항은 2015년 중국 기업 랜드브리지에 99년 만기로 호주가 임대해 줬다.
반면 시 주석은 노동절 연휴 첫날인 지난 1일 성지순례 행사장 압사 사고와 관련해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애도의 메시지를 보냈으며 지난달 29일에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잇따라 상호 협력을 재확인했다. 이들 국가는 상대적으로 중국에 우호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환구시보 등은 "중국은 유엔 헌장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체제와 국제법에 근거한 국제질서 유지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개별 국가를 향해 중국에 대항하도록 부추기는 것은 해당 국가를 해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중국의 힘은 과거 소련이나 동유럽 국가들보다 강하고, 경제·과학·군사력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미국의 꼬임에 빠져 중국에 맞서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고 강조했다.
매체는 미국과 관계를 끊지 않고 중국에도 대항하지 않는 방식으로 G7국가들이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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