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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전문] 전북 정읍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호소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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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기자(=정읍)(starwater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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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 EBS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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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호소의 말씀

5월이 시작되었습니다. 5월은 노동운동가들에게 각별한 달입니다. 노동자 중심의 세상을 꿈꾸는 메이데이가 있으며, 대한민국 민주화의 상징 ‘5월 광주’가 있습니다. 그래서 5월이 되면 노동조합의 가슴은 높은 파도를 이겨내며 솟구쳐 오르는 숭어처럼 쿵쾅거립니다. 대한민국 민주화의 시발점,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 정읍에서, 정읍시민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우리 정읍시청 직원들은 하루하루를 자부심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읍시청은 치열한 공개채용경쟁을 뚫고 들어온 지방직공무원과 일반채용을 통해 입사한 공무직 직원이 한데 어우러져 ‘정읍시민의 행복 증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일하고 있는 조직입니다. 조건과 직위는 다르지만 한가족처럼 차별을 두지 않고 행정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행정을 운영하는 ‘노동자’란 지위도 똑같이 나누고 있습니다. 일반민간기업의 노동자가 영리를 추구하듯, 우리 또한 올바른 행정구현을 추구하는 어엿한 노동자이며 우리의 권익을 증진 시키고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행정을 하고자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때로는 적극적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알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자부심과 명예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자부심으로 살아가는 우리 직원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어떻습니까.

행정업무를 한다는 이유로, 공직에 종사한다는 이유로, 무조건 친절해야 한다는 이유로 우리는 외부의 부당한 압력과 협박, 중상모략에 가슴앓이 하면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습니다. 부당한 요구에 대해 당당히 말할라 치면 불친절한 직원, 갑질하는 직원으로 매도하며 청사 내에서 폭력에 노출되기도 하고 SNS에서 신상이 공개되고 심한 모욕과 마주하기도 합니다. 공직에 있다는 이유 만으로도 벙어리 냉가슴 앓이, 그냥 참을 인(忍) 자 세 개를 써야만 하고 있습니다.

내부 논의와 법리검토 등 치열한 과정을 통해 결정되는 사업에 대해서 근거 없는 비판에 시달리고, 더 나아가 인사과정에서 엄청난 비리를 안고 있는 조직으로 매도 당하는 수모를 겪고 있습니다.

물론 민주주의 사회에서 비판은 정당한 시민의 권리입니다. 공직사회의 정책추진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내부적인 자성과 성찰을 거치고 감사시스템에 의해 감사를 받고 잘못이 있다면 규정에 의거 징계를 받고 있습니다. 모든 행정의 시작과 끝은 투명한 과정과 평가시스템으로 적절한 제동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민과 언론의 비판도 기꺼이 감수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비판 또한 정당성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사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하고, 그 인식은 다수로부터의 지지를 받아야 합니다. 또한 사실관계에 대한 법적 정당성도 갖추어야 합니다. 그런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사실인 것처럼 호도되고, 극히 일부의 사례를 전체인 것처럼 침소봉대하고 비판을 위한 자료를 얻기 위해 무단으로 사무실 내 자료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몰래 빼내어 사회관계서비스망에 사실인 것처럼 퍼뜨리는 것도 모자라 특정인의 인적사항을 마음대로 게재하기도 하여 심각한 명예훼손이 발생한 작금의 현실을 더는 침묵으로 일관할 수 없기에 이렇게 우리 노조에서 정읍시민 여러분 앞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전대미문의 바이러스로 인해 삶 자체가 무너지는 아득한 종말과도 같은 세상과 마주하며 어떻게든 이를 이겨내 보려고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 암흑과도 같은 세상을 이겨내는 힘은 관용과 포용의 똘레랑스, 그리고 연대의식 임에도 세상은 점점 더 자기 주장만을 앞세우고 어떻게든 상대를 깎아내려 자신을 빛내려는 저열한 의식이 타인에 대한 폭력으로 변하는 짐승과도 같은 ‘분노조절장애’ 사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 거친 세상 속 우리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쉽게 상처받고 그 상처를 치료할 시간도 없이 고름만 짜내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정읍시민 여러분!

시민 여러분 역시 다양한 분야에서 노동자의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정읍시청 직원들 또한 시민의 공복이면서도 한 사람 한 사람의 당당한 노동자로서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자세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이 저희의 명예을 존중해 주고 지켜 주어야 시민 여러분에게 행복한 양질의 행정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치열한 논쟁은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또한 행정행위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다면 필요 시 법률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해 줄 것입니다. 하지만 법적 결론이 있기도 전에 SNS에서 난도질당하는 조합원이 있다는 현실을 더 이상 넘어가기 힘들다는 판단하에 이렇게 노동조합의 이름으로 펜을 들었습니다.

다시 한번 호소드립니다!!

대한민국은 표현의 자유가 있기에 비판 그 자체는 얼마든지 존중합니다. 하지만 비판도 나름의 품격과 논리를 갖추어야 합니다. 더 이상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우리 조합원들을 조롱하는 듯한,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과 표현은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권익 신장, 조합원의 신변 보호, 사회적 책임”의 세 가지 소임을 위해 존재합니다. 우리는 지금도 이러한 소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소임을 위해 신명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의 순수한 이 열망이 지켜지고 이로 인해 양질의 행정서비스가 제공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우리 조합원을 지켜 주시기 바랍니다.



[김성수 기자(=정읍)(starwater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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