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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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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철 前 보좌관 구속…'내부정보 이용 투기' 수사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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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 수사 대상 전방위적 확대

일부 '지지부진' 비판에 반박도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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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올해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에서 촉발된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수사가 두 달 넘게 계속되고 있다. LH 직원은 물론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의원, 국가·지방공무원 등으로 수사 대상은 전방위로 확대됐다. 내부정보를 이용한 혐의로 구속된 인원도 꾸준히 늘고 있고, 새로운 의혹도 불거지면서 수사는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특수본 수사를 두고 여전히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국회의원 등 고위직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경찰은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수사 중"이라며 속도감 있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해철 前 보좌관도…구속 15명

3기 신도시인 경기 안산시 장상지구에 땅 투기를 한 혐의를 받는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전 보좌관이 18일 구속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부동산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법) 및 농지법 위반 혐의로 한모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조형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한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인정된다"고 영장을 발부했다.


한 씨는 전 장관(당시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던 2019년 4월 내부정보를 이용해 안산시 상록구 장상동의 농지 1개 필지 1500여㎡를 3억원에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땅은 현재 12억원 정도로 4배가량 올랐다. 법원은 해당 토지에 대한 경찰의 기소 전 몰수보전 신청도 받아들였다.


한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특수본이 현재까지 구속한 인원은 15명으로 늘었다. 특수본은 공직자의 내부정보 이용 투기 혐의에 대해서는 구속을 원칙으로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특수본의 '1호' 구속 사례가 된 포천시 공무원을 비롯해 경기도청 전 간부 공무원, LH 직원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


양향자·양이원영 불송치…국회의원 의혹 대다수 '무혐의' 처분될듯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도 진척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 관련 상당수는 불송치 결정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특수본 수사선상에 오른 국회의원은 5명인데,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절차에 들어간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하고는 불송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 같은 당 양이원영 의원 등 2명에 대해서는 불송치 결정했다. 나머지 2명에 대해서도 불송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향자 의원은 2015년 10월 경기 화성시 비봉면 삼화리 3492㎡ 토지를 매입했는데, 개발 호재를 노리고 토지를 매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그러나 특수본 수사 결과, 당시 양 의원은 현직 의원이 아닌 삼성전자에 재직 중이어서 내부정보를 이용할 위치가 아니었고, 1년 전인 2014년 9월 화성비봉 공공주택지구 지구계획 승인이 이뤄져 고시가 이뤄진 뒤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양이원영 의원 또한 어머니 이모씨가 2019년 8월 경기 광명시 가학동 일대 66.11㎡를 지분 공유 형태로 매입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곳은 3기 신도시 예정지 인근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시 의원 신분이 아니어서 내부 정보를 이용할 자리에 있지 않았고, 어머니가 매입한 토지 또한 아는 지인과 함께 기획부동산을 통해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대상 2300여명…"사실 그대로 확인할 것"

내부정보 이용 투기 의혹, 기획부동산 등 특수본이 수사 중인 사건은 이달 17일 기준 583건에 달한다. 수사 대상만 2319명으로, 이 가운데 250명은 검찰에 송치됐다. 특수본은 최초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3월15일부터 별도의 경찰 신고센터 운영을 통해 1100여건의 신고를 접수하기도 했다. 자체 첩보에 의한 수사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부동산 투기 수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경찰로선 억울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사실관계가 정확하지 않은 고발이나 수사의뢰, 신고도 있는 데다 막상 수사를 하고 보니 전후 관계가 다르거나 내부정보 이용 여부를 입증할 별다른 근거가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특수본 특별수사단장을 맡고 있는 최승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은 "여야 구분 없이, 선택적 수사 없이 있는 그대로 객관적 사실을 확인해 혐의를 판단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며 "혐의가 없는 걸로 밝혀진 게 '맹탕수사'라 지적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다만 부동산 투기 의혹이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상황에서 경찰이 속도를 더 내야 한다는 목소리는 귀담을 필요가 있다. 시작은 LH였으나 이미 전국 지자체, 지방의원은 물론 지방 공기업, 중앙 공공기관 등을 가리지 않고 투기 의혹이 터져 나오는 실정이다. 국민적 분노를 자아낸 공직자의 투기 행태에 대한 신속한 단죄는 수사기관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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