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동성고에 따르면 학교법인 가톨릭학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동성고의 일반고 전환을 확정했다. 동성고는 다음주 중 서울시교육청에 자사고 지정취소 신청서를 제출하고 일반고 전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교육부가 지정취소에 동의하면 동성고는 내년부터 일반고로서 신입생을 모집한다.
조영관 동성고 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동성고는 모든 사립고가 사학의 자율성을 존중받지 못하고 준공립화의 길을 걷고 있는 우리나라 학교 교육 현실 속에서 가톨릭 교육철학과 교육이념에 맞는 좋은 교육을 해 나가고자 했다"며 "지금의 여러 상황이 자사고 폐지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밝혔다.
조 교장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2025년 모든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된다. 신입생 선발에서 전기고에서 후기고로 전환, 교육과정 자율권 회수, 학교생활기록부 블라인드 처리 등 자사고로서 누리던 특수성이 사라졌다"며 "고교 무상교육 전면 실시, 학령인구의 지속적 감소 등 교육 환경이 자사고 유지에 불리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본교가 자사고의 길을 가야하는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고, 학교법인과 논의 끝에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성고는 앞서 2014년, 2019년 두 차례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통과했지만 최근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자사고 지위를 내려놓게 됐다. 동성고는 2021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입학정원이 219명인 일반전형에 120명이 지원하며 경쟁률이 0.55대 1에 그쳤다. 자사고는 정부 지원 없이 등록금과 법인 전입금만으로 학교를 운영하기 때문에 미충원은 재정난을 가중시킨다. 일반고로 자진해 전환하는 자사고는 5년간 총 20억원의 재정 지원을 받는다.
동성고는 내년 2·3학년이 되는 학생들에겐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무상 교육을 받는 신입생과 기존 학생들 간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다. 조 교장은 "현 1학년이 졸업하는 때까지 현재의 교육 프로그램들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며 "현재보다 나은 교육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고, 학교 운영에 있어서 현 재학생들을 최우선적으로 배려하겠다"고 했다.
한편 동성고는 서울에서 자사고 지위를 반납한 7번째 학교가 됐다. 앞서 동양고(2012년), 용문고(2013년), 미림여고·우신고(2016년), 대성고·경문고(2019년) 등 6곳이 학생 수 감소, 재정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일반고로 전환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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