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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쇠사슬 묶인 채 밥 먹다 숨진 시리아 소녀...父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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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시리아 난민 캠프에서 숨진 소녀 날라.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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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온 얼굴에 묻은 먼지와 헝클어진 머리. 장난감을 쥐고 있어야 할 소녀의 손에는 쇠사슬이 들려있다. 시리아 난민 캠프에 살던 날라는 그렇게 짧은 생을 살다 떠났다.1일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시리아 난민 캠프에 있던 소녀 날라 알 오스만(6)이 열악한 환경에서 살다가 세상을 거뒀다.

날라는 전쟁 때문에 각종 질병으로부터 보호 받지도 못했다. 여름엔 무더위, 겨울엔 추위에 노출됐다. 음식과 물 부족은 일상이었다. 쓰레기도 수거해 간 지 몇 달이 지났다. 열악 그 자체였다.

아빠 이삼 알 오스만은 날라가 캠프에 돌아다니지 못하게 쇠사슬에 묶었다. 때론 아기 침대를 변형한 우리에 가두기도 했다. 이삼은 "캠프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날라에게 쇠사슬을 채우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고 말했다. 배고픔 속 쇠사슬에 묶이거나 갇히는 것이 6살 소녀의 일상 중 하나였다.

지난 4일 날라는 굶주림에 급하게 음식을 먹다 목에 걸렸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날라의 아버지는 사건 뒤 구금됐지만 몇 주 뒤 풀려났다. 그는 "내가 무정한 아버지라고 비난 받는 게 믿기지 않는다. 날라는 천사였다. 내가 내 딸을 해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아마드 바이람 세이브더칠드런 대변인은 "캠프 상황은 특히 어린이들에게 더욱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양 실조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캠프에서 태어난 이들은 정상적인 삶이 어떤 것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세이브더칠드런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시리아 북서부에선 청소년과 어린이의 극단적인 선택 및 시도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전체 사례 가운데 5분의 1은 청소년과 어린이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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