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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조주빈 2심서 징역 42년… 1심보다 3년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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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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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하고 텔레그램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주빈(26)이 2심에서 징역 42년을 선고받았다. 조씨의 서로 다른 혐의에 대해 각각 징역 40년과 5년을 선고한 두 1심 재판이 2심에서 병합되면서 총 형량이 3년 줄어든 것이다. 재판부가 선고 내용을 밝히던 중 방청석 사이에선 한숨 소리가 잇따르기도 했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문광섭)는 1일 오후 2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범죄단체조직, 범죄수익은닉 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을 열고 이같이 선고했다. 지난달 4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조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전무후무한 성착취 범죄 집단을 조직해 수많은 가해자를 양산하고 피해자들의 피해가 누적 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 엄벌, 일벌백계의 목소리가 높다"면서도 "다만 전과가 없는 초범이고, 피고인 아버지의 노력으로 당심에 이르기까지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은 다소 유리한 정상"이라고 밝혔다. 또 "1심을 거쳐 2심에서 사건이 병합돼 하나의 형을 선고해야 하는 점도 있다"며 "이러한 여러 사정과 피고인의 나이, 환경, 수단, 결과 등 제반사정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씨는 2019년 5월부터 약 10개월간 미성년자 등 피해자 수십명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을 촬영하고 텔레그램 박사방에 판매·유포한 혐의와 범죄조직단체를 조직·활동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그는 범죄수익은닉 혐의로도 추가 기소돼 별도의 재판을 받았다.


두 개로 진행된 1심 재판에서 조씨는 징역 40년과 5년, 총 45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선 이를 병합심리하게 돼 형량이 다소 감경됐다. 또 1심 때와 마찬가지로 조씨 아버지의 노력에 2심 과정에서도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가 이뤄진 점이 주요 양형요소로 참작됐다.


다만 이날 재판부는 범죄단체조직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한 조씨 측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날짜가 특정되지 않더라도 연속적인 과정에서 특정 시점에 활발히 활동해 조직이 구체화되는 데 기여했다면, 그 자체로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검찰 측 주장에 더 주목한 것이다. 그동안 검찰은 박사방 등급체계를 나눠 회원들에게 점수를 부여하고, 1만포인트 이상을 쌓은 회원은 따로 모이는 시스템을 만든 조씨와 공범 13명에 대해선 범죄 집단을 조직하고 이에 가담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날 전직 공무원 천모씨 등 조씨와 함께 1심부터 재판을 받아온 공범 5명에 대해서도 각각 징역 5∼13년이 선고됐다. 천씨와 공익근무요원 강모씨도 병합심리에 따라 각각 징역 15년에서 13년, 징역 13년2개월에서 13년으로 형량이 줄었다. 임모씨와 장모씨에겐 1심과 동일하게 각각 징역 8년과 7년이 선고됐다. 미성년자인 '태평양' 이모군에게도 장기 10년, 단기 5년의 징역형이 유지됐다.


한편 조씨 측은 항소심 재판을 마치고 "박사라는 가면 뒤에 숨어 한없이 비열했던 과거가 너무나 부끄럽다. 피해입은 분들과 함께해줘서, 뒤틀린 죄인을 꾸짖어주셔서 아프지만 감사할 따름이었다"며 "모두에게 빚을 졌다"는 내용의 자필 반성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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