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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7 (수)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송영길 "尹가족도 수사를"…조국사태 사과하며 윤석열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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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 사태`와 관련해 "국민과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사과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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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한 달째인 2일 '조국 사태'에 대해 당 차원에서 공식 사과했다.

    청년층 분노가 컸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입시비리 혐의에 초점을 맞췄고,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무리한 수사도 함께 비판하며 사과 수위를 조절했다. 조 전 장관이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당 일각에선 사과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도 여전하고 일부 강성 지지층은 송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내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송 대표는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 관련 문제에 대해 민주당은 국민과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며 공정과 정의를 누구보다 크게 외치고 남을 단죄했던 우리들이 자기·자녀들 문제에 그런 원칙을 지켜왔는지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며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지위·인맥으로 서로 인턴 시켜주고 품앗이하듯 스펙 쌓기 해주는 것은 법률에 저촉되지 않더라도 그런 시스템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청년에게 좌절과 실망을 주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바로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조 전 장관에 대한 사과를 놓고 당·지지층 간 이견이 큰 점을 고려해 윤 전 총장과도 날을 세웠다. 송 대표는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의 기준은 윤 전 총장의 가족 비리와 검찰 가족의 비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의 회고록 출간에 대해서도 "일부 언론이 검찰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쓰기해 융단폭격해 온 것에 대한 반론 요지서로 이해한다"고 옹호했다. 한 지도부 의원도 "조국 사태는 포괄적으로 사과할 문제가 아니고 잘잘못을 나눠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는 데 공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윤 전 총장도 자기 문제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으면 '윤로남불'"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이 주도한 기소 혐의 중 핵심인 '사모펀드'가 1심 법원에서 무죄가 나온 점을 들어 그가 검찰개혁에 저항하기 위해 조 전 장관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의미다.

    조 전 장관은 송 대표 입장 표명 직후 페이스북에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저를 밟고 전진하시라"고 했다. 또 "사인(私人)으로 검찰의 칼질에 도륙된 집안의 가장으로 자기방어와 항변에 힘쓸 것"이라고 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서 송 대표가 윤 전 총장의 가족 비리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면피를 위한 사과인 줄 알았더니 협박을 위한 사과였나"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내부에선 대체적으로 송 대표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봤다. 86그룹 중진은 "누구라도 털고 가야 할 문제였고 송 대표가 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청년세대인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반성할 부분을 하나하나 잘 얘기했고, 윤 전 총장이 올바른 수사를 한 것이 아니다는 점도 명확히 짚고 넘어갔다"고 호평했다. '이재명계' 한 의원은 "사법개혁에 희생당한 조국도 있지만 높아진 국민 수준에 부합하지 못한 조국도 있는데, 이를 적절하게 조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재수 의원은 "국민이 가장 분노한 입시 문제를 사과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반발 기류도 여전해 송 대표가 향후 이 문제를 어떻게 매듭지을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이날 송 대표의 대국민 보고회를 중계하는 민주당 유튜브에는 '송영길 사퇴' '송영길 아웃' '조국 수호' 댓글이 계속 올라왔다.

    한편 지난달 29일 강원도 강릉에서 윤 전 총장과 만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입당의 신호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윤 전 총장과 나눈 대화를 소개하면서 "윤 전 총장에게 '빨리 대권 도전 의사를 표명해야 할 것 아니냐'고 묻자 '열과 성을 다해서 여기에 몸과 마음을 바쳐 정권 교체에 앞장서겠다'는 뉘앙스로 말씀하시더라"고 전했다.

    [채종원 기자 / 정주원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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