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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세계 금리 흐름

소비자물가 급등에 한은 금리 인상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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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자물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급격한 경기 회복으로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계청은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7.46(2015년 100 기준)으로 지난해 5월 대비 2.6% 올랐다고 밝혔다. 2012년 4월(2.6%)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품목별로는 ‘밥상 물가’인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1년 전보다 12.1% 올라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파(130.5%), 마늘(53%) 등 채솟값이 급등하면서 농산물 가격만 16.6% 뛰었다. 석유류 가격도 2008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23.3%)을 보였다.

매경이코노미

▶5월 소비자물가지수 전년 대비 2.6% 뛰어

정부는 “지난해 저물가의 기저효과와 공급난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향후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주요국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2% 뛰었다. 2008년 9월 이후 13여년 만에 최대폭이다. 유럽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다. 유럽연합 통계당국인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5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상승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가 치솟으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월 27일 금통위 직후 간담회에서 “가계부채가 가파른 증가세를 지속해 상당히 우려스럽다. 금리를 인상하면 가계 부담이 커지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암호화폐, 주식, 부동산 등 ‘영끌’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치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신용 잔액은 1765조원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래 가장 많았다.

특히 고위험군 대출이 많다는 점이 변수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대출자 중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는 대출자 비중은 28.7%에 달했다. DSR은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금융당국은 이 수치가 40%를 넘으면 자신의 소득으로 대출 원리금을 감당하기 힘든 ‘고위험군’으로 판단한다. 이들 고위험군이 금융사에서 빌린 대출은 전체 가계대출의 62.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오르면 가계 이자 부담이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인플레이션 위험은 경계해야 한다. 최근 대면 소비가 활성화되는 만큼 올 하반기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12호 (2021.06.09~2021.06.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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