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증가 ‘코로나’ 따른 착시 현상
세수 는다고 지출 늘리면 ‘빚수렁’
7일 정치권과 정부에 따르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은 30조원 안팎에서 논의되고 있다. 정부가 잡은 세입 예산보다 올해 세수가 더 걷혀 그 재원으로 추경을 편성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추가 세수는 올해 세입 예산(283조원)과 올해 국세수입 예상치(315조원) 사이의 차이로 약 32조원으로 추정된다. 정치권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등을 골자로 추경 30조원 주장이 나왔던 이유도 이를 염두한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세수가 늘어나는 것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크게 줄었던 세수가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성격이 크다. 세입 예산을 짤 때 올해 국세수입 예상을 과소평가한 탓도 크다. 정부 세입 예측 실패가 추경의 근거가 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추가 세수를 감안하더라도 나라살림은 계속 적자다. 예상보다 세수가 증가할 때마다 지출을 늘리면 적자폭은 계속 유지될 수밖에 없다. 세수가 줄었다고 지출을 줄여왔던 것도 아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세수는 부동산 거래량 증가와 기업실적 호조로 20조원 가까이 증가했지만, 코로나19 대응 관련 정부지출이 큰폭으로 늘어나면서 재정수지는 여전히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3월말 현재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50조원에 육박했다.
추가세수 예상치 30조원이 모두 국세수입으로 잡혀 정부가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39%를 정산해야 한다. 30조원 이상으로 추경 규모가 책정되면 적자국채를 추가로 발행하지 않을 수 없다.
추경에 이어 내년에도 확장재정기조는 예고됐다. 정부 각 부처가 재정당국에 요구한 2022년도 예산이 593조원이다. 올해 본예산 558조원 대비 6.3% 증가한 규모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상 내년도 정부 지출 예상액보다 18조원 가량 늘어났다. 기재부가 주요 국책사업 예산을 늘릴 가능성이 있고, 국회 논의를 거치면서 예산안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정부가 코로나19를 이유로 늘어난 지출을 정상화할 계획을 밝히지 않으면서 당분간 정부지출은 시장에 물가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5월 소비자물가는 2.6%를 기록했는데, 9년 1개월만에 최고다. 물가 상승이 계속되면 금리인상 압력도 올라간다. 여기에 정부가 일조하는 셈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지금까지 늘린 나랏빚이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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