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정례회의서 카카오손보 예비허가 의결
2017년 간편결제 진출 후 금융영역 확장 속도
자료:카카오페이 / 그래픽:한국금융신문 |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카카오가 간편결제, 은행과 증권에 이어 보험업에도 진출하면서 금융지주사 못지않은 금융산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상장도 예고하고 있어 몸집이 더 커질 전망이다. 비교적 최근 출범한 카카오페이증권도 이미 계좌 400만개를 돌파하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여기에 보험까지 자리를 잡게 되면 은행과 비은행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 기존 금융지주사를 위협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9일 정례회의에서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해보험사 예비허가 심의안건을 통과시켰다. 카카오페이가 지난해 12월 29일 금융위에 가칭 ‘카카오손해보험 주식회사’ 설립 예비허가를 신청한 지 6개월 만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라 혁신성, 소비자 보호 등의 부분을 보완한 예비 심사 수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금융위는 “카카오손해보험이 자본금 요건과 사업계획 타당성, 건전경영 요건 등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했다”며 “카카오그룹의 디지털 기술 및 플랫폼과 연계한 보험서비스를 통해 경쟁 촉진이 필요한 손해보험 시장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카카오손해보험이 이번 정례회의에서 예비인가를 받으면서 올 연말께 본인가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캐롯손해보험은 예비허가 이후 준비 과정을 거쳐 6개월 후 본허가를 신청했고 두 달 뒤 본허가를 획득했다.
카카오손해보험은 자본금 1000억원의 디지털 보험사로 운영된다. 디지털보험사는 총 보험계약 건수와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 우편, 인터넷 등 비대면으로 모집해야 한다. 카카오손해보험은 출범 초기 생활밀착형 미니보험(소액단기보험)을 시작으로 자동차보험, 장기보험으로 사업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손해보험의 사업계획에는 일상생활의 보장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예시로는 지인과 함께 가입하는 동호회·휴대폰파손 보험, 카카오키즈 연계 어린이보험, 카카오모빌리티 연계 택시안심·바이크·대리기사 보험, 카카오 커머스 반송보험 등을 들었다.
카카오손해보험은 기존 보험업계에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를 전망이다. 카카오페이는 '빅테크(Big Tech)'가 보험업에 진출하는 첫 사례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019년 인슈어테크 기반 법인보험대리점(GA) 인바이유를 인수해 상품을 개발하는 등 다각도로 보험시장 진출을 노려왔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카카오손해보험이 강력한 플랫폼으로 무장해 시장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보험업계에 큰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며 “카카오의 고객 DB(데이터베이스)가 마케팅 측면에서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가 보험업에 정식 진출하면 카카오는 간편결제, 은행, 증권, 보험까지 사실상 금융지주 면모를 갖추게 된다. 카카오는 2014년 카카오페이 서비스를 시작하며 금융업에 발을 들였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67조원의 거래액을 달성했다.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2017년(3조8000억원)과 비교해 18배 이상 성장했다. 가입자 수는 지난 4월 기준 3600만명을 넘어섰다.
2017년 7월 영업을 시작한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도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36억원으로 전년보다 729.2% 급증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말 기준 1650만명에 달하는 고객을 확보했다. 수신잔액은 26조690억원, 여신잔액은 22조7203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3월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페이증권 계좌도 지난달 말 기준 400만개를 돌파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하반기 상장도 추진하고 있어 확충된 자본력을 바탕으로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각각 지난 4월 15일과 26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접수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를 각각 20조원, 15조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합치면 KB금융(23조8000억원)과 신한금융(21조9000억원), 하나금융(13조8000억원) 등 3대 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을 가뿐히 넘어선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금융업의 사업모델을 탈피해 금융플랫폼으로서의 성공 여부가 카카오뱅크의 밸류에이션 수준을 결정할 것”이라며 “카카오뱅크는 디지털 컨텐츠, 생활, 쇼핑 등 카카오 생태계 내의 다양한 사업 분야와의 시너지 측면에서 기존 금융권 대비 차별적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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