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노선 차 넘어 순항할까…정책위의장 인선 첫 시험대
첫 노타이 회동'…金 "하모니 만들어 잘 모시겠다" 李 "여러사안 상의"
꽃다발 든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 대표 |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국민의힘의 새 수장이 된 이준석 대표와 원내사령탑 김기현 원내대표가 세대, 노선 차이를 넘어 '투톱 호흡'을 순조롭게 맞춰나갈지 주목된다.
36세의 나이로 제1야당 당수에 오른 이 대표에게 김 원내대표는 그야말로 '아버지뻘'이다. 올해 62세인 김 원내대표와 스물여섯 나이 차이다.
이 대표가 태어난 해(1985년) 판사 출신의 김 원내대표는 사법연수원을 수료했고 그 이듬해 군 법무관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두 사람은 2011년 이 대표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얼굴을 익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재선 의원이었던 김 원내대표는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됐다. '박근혜 영입 키즈'였던 이 대표와 접점은 그리 많지 않았으리라 짐작되는 대목이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둘의 노선은 또 한 번 엇갈렸다. 이 대표는 '탄핵 찬성파' 의원들과 탈당했고, 당시 울산시장이었던 김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에 남았다.
이 때문에 당내 역학 구도상 적잖은 마찰의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온다.
특히 대선 국면이 본궤도에 접어든 하반기 정치 상황을 감안할 때 투톱의 순항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중도 실용주의 노선의 김 원내대표가 오히려 온건주의적 색채가 짙다는 평가도 있는 만큼, 이 대표의 개혁적 선명성에 대한 완충·조정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에게 자리 권하는 이준석 대표 |
첫 주말 두 사람은 일단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상견례 성격의 첫 공식 만남을 갖고 탐색 모드를 이어갔다.
13일 오후 국회에서 만난 두 사람은 '따릉이 자전거'를 화제로 대화를 풀어나갔다. 두 사람 다 노타이차림의 격의 없는 모습이었다.
김 원내대표가 먼저 "따릉이를 타고 오셨다(고 들었다)"며 "제가 백팩 메고 따릉이를 타면 별로 (관심이) 안 올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자 이 대표는 "한번 해보시라"고 권했고, 김 원내대표는 "굉장히 당이 젊어진 것 같아서 좋다"며 다시 화답했다. 그는 이 대표에게 "당 지지율 올라가는 소리가 들린다"라고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한 이 대표의 '비빔밥론'을 들어 "시중에 비빔밥 값이 올랐다고 한다"고 웃으며 말한 뒤 "끝까지 하모니(조화)를 만들어 꼭 필요한 역할들을 조화롭게 할 수 있도록 잘 모시고 갈테니 애로사항이 있으면 언제든 말씀해달라. 국민께 사랑받는 정당이 될 있도록 힘쓰겠다"고 깍듯이 말했다.
이 대표도 다음날 최고위워회의에서 당직 인선을 의결하기에 앞서 투톱 간에 먼저 상의하는 모습을 취하며 예우를 갖추고자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앞으로 협력 관계와 더불어 논의할 일이 많다"며 "내일 최고위원회의를 하기에 앞서 원내대표를 모시고 여러 사안을 상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가 투톱을 역할을 각각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로 구분하고 있는 만큼, "각자 역할을 하면 대립각을 세울 이유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라고 측근은 전했다.
둘 사이 실질적인 관계설정은 정책위의장 인선이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새 당헌·당규는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논의 후 정하도록 했다. 정책 역량과 대여 협상력을 고려한다는 방침이나, 대선 공약을 책임질 자리의 특성상 양측의 신경전이 예상된다.
대다수 주요 당직자, 중진들이 부모, 삼촌·이모뻘인 이 대표가 향후 최고위원회와 의총 등에서 줄줄이 마주하게 될 다른 구성원들과도 어떤 궁합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은다.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강민국 원내대변인과 인사하는 이준석 대표 |
minary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