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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文이 '백신 北지원' 밝힌 다음날···김정은 "알곡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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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북 접촉 나섰는데 '식량 부족' 공개

"지난해 태풍 피해로 알곡 생산 계획 미달"

노동당 전원회의서 대내 메시지로 발표

북한이 15일 노동당 8기 3차 전원회의를 열고 올해 초 제시한 국가 운영 계획을 중간점검했다.

중앙일보

북한이 15일 노동당 8기 3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고 관영 노동신문 등이 16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날 회의를 진행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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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당 총비서 겸)이 첫날 회의(15일) 사회를 하고, 주요 사안별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4일 정치국 회의에서 ‘6월 상순’ 8기 3차 전원회의를 소집한다고 결정했는데, 이후 중앙위-지방당 책임간부 협의회(7일), 당중앙군사위(11일)에 이어 상순의 마지막날 전원회의를 열었다.

북한은 전원회의의 개최배경을 “2021년 당과 국가의 주요 정책 집행 정형(상황)을 중간 총화(결산)하고, 경제사업과 인민생활의 절실한 현안들에 대한 해결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소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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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전날 당 중앙위 제8기 제3차 전원회의가 개회했다고 밝혔다. 회의는 김정은 당 총비서가 주재했으며 당 중앙지도기관 성원들과 당 중앙위 부서 일꾼(간부)들, 성·중앙기관·무력기관 일꾼들, 도급 지도적 기관과 시·군·연합기업소 책임일꾼들이 방청으로 참가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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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전원회의는 당대회(전당대회 격) 다음으로 가는 대규모 정치행사로 북한은 연간 1~2차례 전원회의를 열었지만, 이번 전원회의는 1월과 2월에 이어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통상 연말에 한해를 정리하고, 다음 해 계획을 수립하는 총화를 진행한다”며 “올해처럼 중간에 회의를 열어 중간점검하는 경우는 이례적으로, 중간 점검을 통해 올해 계획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북한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마감’을 앞두고 막바지 총력전을 기울이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중간점검이라는 형식을 도입해 긴장의 고삐를 죄려는 차원이라는 얘기다. 북한이 당 중앙위원과 후보위원 등 회의 참석자 이외에 노동당 각 부서 간부와 국가기관, 무력기관, 도급 지도기관, 시ㆍ군ㆍ연합기업소 책임자들을 회의에 참석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위원장은 첫날 회의에서 “지난해 태풍피해로 알곡(식량) 생산 계획이 미달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면서 “현재 인민들의 식량형편이 긴장해지고(어려워지고) 있다”며 해결책을 주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대북 백신 제공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식량 사정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이다. 동시에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을 상대로 물밑 대화를 제안했지만 북한이 묵묵부답으로 임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알곡 부족'이 식량 생산을 독려하기 위한 대내적 메시지이지만 이면엔 미국과 국제사회를 향해 북한의 '필요 사항'을 넌지시 알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단 김 위원장은 공업 생산과 관련해선 “상반기 공업총생산액이 계획대비 144%, 지난해 동기 대비 125%를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경제적 어려움의 이유를 지난해 여름 연이은 태풍 등 자연재해로 돌리고, 자력갱생을 강조한 올해 공업부문에선 성과가 있었음을 강조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 등 국제 사회의 경제제재는 북한의 공업 생산에 별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는 공식 발표이기도 하다.

북한은 첫날 회의에서 상반기 계획 집행과 대책, 농사 총집중, 비상방역 장기화에 대한 대비 등을 논의했다. 또 인민생활 안정 향상과 육아정책, 조직 문제 등도 회의 안건으로 정했다.

북한 매체들은 “현 국제정세에 대한 분석과 우리 당(노동당)의 대응 방향에 관한 문제”를 이번 회의에서 다룰 계획이라고 밝혀 미국의 새 대북정책과 지난달 21일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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