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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주식 투자 가능한 ISA로 은행서 돈빼 증권사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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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개형 ISA 열풍 ◆

국민의 자산 형성 기회를 늘리기 위해 2016년 도입된 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머니무브'(자금 대이동) 열풍에 휩싸이고 있다.

은행에서 개설했던 ISA를 증권사로 옮겨달라는 고객 요구가 몰리면서 약 2만명이 '대기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의 전유물인 '중개형 ISA'는 은행 중심의 신탁형·일임형 ISA와 달리 가입자가 직접 상장 주식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2월 처음 출시된 중개형 ISA 가입자가 지난 5월까지 넉 달 만에 70만명을 돌파했다. 중개형 ISA는 증권사를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하다. 반면 2016년 3월 처음 도입된 신탁형 ISA의 5년 만기가 돌아오면서 은행에서 증권사 ISA로 갈아타려는 고객이 부쩍 늘고 있다. 올해 들어 4월 말까지 은행 ISA 가입자는 50만여 명 급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세제혜택을 대폭 늘린 새로운 형태의 ISA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퇴직연금에 이어 ISA까지 증권사 강세 현상을 보이면서 은행권은 고객 지키기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금과 달리 ISA 계좌 갈아타기는 아직 시행 초기라 속도가 더딘 측면이 있다"면서 "증권사 창구를 통해 접수된 계좌 이전 신청 중 처리되지 않아 대기 중인 고객이 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중개형 ISA는 절세와 연금 투자 수단으로 활용도가 높다. 계좌 내에서 발생하는 이자·배당소득과 주식·펀드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합쳐(손익 통산) 200만원까지 비과세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중개형 ISA는 국내 주식 투자도 가능한 데다 손해가 발생하면 해외펀드나 국내 상장 해외ETF 등에서 발생한 수익에서 공제하기 때문에 절세 효과가 가장 큰 게 매력"이라고 말했다.

■ <용어 설명>

▷ ISA : 예금,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모아 투자하면서 세제혜택도 받을 수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로 2016년 3월 도입됐다. 신탁형·일임형만 있다가 올해 주식 투자까지 가능한 중개형이 추가됐다.

[문지웅 기자]

주식에 눈뜬 MZ세대…"증권사 ISA로 투자 수익 극대화"


중개형 도입 넉달새 급성장
국내주식 직접투자 허용에
배당주 담으면 절세효과 커
가입자 비중 20대가 22%

신탁형 계좌에선 썰물
예적금 위주 안정적이지만
위험자산 투자자엔 안맞아
4050가입자가 44% 차지

매일경제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국투자증권 강북센터에서 한 고객이 중개형 ISA 가입 상담을 받고 있다. 올해 도입된 중개형 ISA는 신탁형·일임형 ISA와 달리 국내 상장 주식 투자가 가능해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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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형 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 넉 달 만에 7개 증권사에서 70만개 이상 계좌를 유치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배경에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청약통장이나 장기주택마련저축처럼 중개형 ISA가 MZ세대 사이에서 주목할 만한 상품으로 자리 잡은 결과라는 설명이다. '만능통장'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제약이 많았던 ISA에 정부가 올해 다양한 혜택을 추가한 것도 중개형 ISA로 돈이 몰리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8조원 수준인 전 금융권 ISA 잔액 중 증권사 중개형 ISA 잔액은 2월 말 62억원에서 4월 말 6888억원으로 급증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으로 은행에서 주로 가입하는 신탁형 ISA 가입자 중 20대 비중은 7.5%에 불과하지만 증권사에서만 가입이 가능한 중개형 ISA의 경우 20대 비중이 22.3%에 이른다. 단순 수치만 비교하면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30대 가입자 비중은 비슷하지만 40~50대 비중은 신탁형이 전체 가입자의 절반이 넘는 반면 중개형은 43.6%로 차이를 보인다. 60세 이상 가입자를 봐도 신탁형은 16.8%지만 중개형은 7.8%에 그친다. 확실히 MZ세대 등 젊은 층이 중개형 ISA 가입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여의도의 한 증권사 임원은 "중개형 ISA의 핵심 기능은 직접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MZ세대의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대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졌고, 증권사들도 젊은 층에 마케팅을 집중한 결과 중개형 ISA 가입자가 최근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ISA 가입 자격이 '소득 있는 자'에서 '19세 이상 국내 거주자'로 바뀌며 소득조건이 삭제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개형 도입 이전부터 신탁형과 일임형 ISA도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만기가 5년으로 정해져 있는 데다 납입한도 이월도 안 되는 등 단점이 많고, 개별 주식 투자가 안 되는 치명적 한계가 부각되며 시장에서 인기를 잃어가는 추세다. 제도 개선으로 기존 가입자도 납입한도 이월 등 혜택을 소급해서 받을 수 있지만 중개형을 제외하면 개별주식 투자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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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협에 따르면 신탁형 ISA 가입자는 도입 당시인 2016년 말 211만3000명까지 늘었지만 지난해 말 171만9000명까지 감소했다. 올해 신탁형 ISA도 만기를 없애고, 납입한도 이월을 허용했지만 주식 투자가 안 된다는 점 때문에 4월 말 106만3000명까지 가입자가 급감했다.

이에 따라 신탁형과 중개형 ISA의 운용자산 비중도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은행에서 주로 가입하는 신탁형 ISA는 예적금 비중이 4월 말 기준 84.3%에 이른다. 은행 퇴직연금 계좌에서 86.2%가 예적금 등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반면 중개형 ISA는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에 전체 자산의 절반 정도가 투자되고 있다.

2016년 도입된 ISA는 올해 만기가 돌아온다. 이에 정부는 ISA 만기 자금을 개인형퇴직연금계좌(IRP)와 개인연금저축계좌로 이전할 경우 올해부터 추가로 최대 300만원 한도의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퇴직연금 머니무브와 맞물려 만기 자금을 IRP로 이전해 세 혜택을 추가로 받으면서 직접 주식·ETF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나 ISA 자금이 은행에서 증권사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애리 한국투자증권 자산컨설팅부 팀장은 "상장 주식 투자가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지만 중도해지를 해도 페널티가 없다는 점 때문에 젊은 층에서 중개형 ISA 가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만기 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길 경우 추가로 3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높은 인기의 비결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남성보다 여성의 중개형 ISA 가입자 수가 많은 점도 눈길을 끈다. 금투협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중개형 ISA 여성 가입자는 29만6606명으로 남성(28만5591명)보다 1만명 이상 많다. 신탁형의 경우 남성 가입자가 56만4442명으로 여성(49만9447명)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지웅 기자 / 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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