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압박 속 빈과일보 21일 저녁 "마지막 방송"
영문판 서비스 중단…직원 대부분 사직
대만 빈과일보는 유지 가능성도
지난 3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회의가 열리고 있는 베이징 인민대회당. 사진=신정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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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정부의 압력에 견디지 못한 홍콩의 대표적 반중(反中) 성향 매체 빈과일보가 결국 폐간 수순을 밟고 있다. 홍콩의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언론의 자유를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빈과일보는 21일 저녁 9시30분(현지시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온 온라인TV 뉴스를 통해 “오늘이 마지막 방송임을 알리게 돼 죄송하다”고 밝혔다.
또한 22일부터 온라인 금융 부분의 운영을 중단하고, 온라인 영문판 서비스도 중단했다. 현재 빈과일보의 온라인 중국어판 역시 정상 운영되지 않고 있다.
홍콩 성도일보에 따르면 빈과일보는 전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원들에게 사직서를 받겠다고 알렸고, 그 결과 대다수가 사직했다. 직원들이 대부분 사직한데다 자금난까지 겪으면서 빈과일보는 이르면 23일 발간이 중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빈과일보 내부 자료를 입수해 오는 빈과일보가 오는 26일자를 끝으로 발간을 중단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빈과일보 모회사인 넥스트디지털 이사회가 이미 운영 중단에 합의했으며 오는 25일 이사회에서 운영 중단을 최종 결정하면 26일 이후로 발간을 중단한다는 전망이다.
다만 대만 빈과일보는 온라인을 통해 계속 운영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빈과일보는 홍콩에서 1995년부터, 대만에서 2003년부터 각각 발행돼왔다. 현재 대만 빈과일보도 경영악화로 지난달 17일자를 마지막으로 지면 발행을 중단하고 온라인판만 유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캐리람 장관은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와 고위관계자를 체포한 것을 옹호하면서 국가보안법에 따라 다른 언론사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람 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홍콩 국가보안법은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트리는 행동을 처벌하고 중지시키고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라면서 빈과일보 간부들의 체포는 저널리즘과 아무 관련이 없으며 언론의 자유를 해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홍콩 당국의 단속을 비판한 미국에 대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동을 미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람 장관은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의 중대성을 경시하려 하지 말고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트리는 행위를 미화하려 하지 말라”며 “그 모든 미국 정부의 비판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7일 홍콩 국보법 담당부서인 홍콩경무처 국가안전처는 경찰 500명을 동원해 빈과일보의 사옥을 압수수색하고 1800만홍콩달러(약 26억원) 상당의 자산을 동결했다. 또한 고위관계자 5명을 자택에서 체포하고, 이중 빈과일보 라이언 로 편집국장 등 2명을 홍콩 국보법 상 외세와 결탁한 혐의로 기소했다.
사주 지미 라이는 2019년 3개의 불법집회 참여 혐의로 징역 총 20개월을 선고받았다. 홍콩국보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된 상태이며 그의 자산도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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