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이재명·송영길 이어 조국 순으로 빈도 높아
야당은 이준석 압도적, 그 뒤에 윤석열
국민의힘 이슈가 된 부동산, 기대이자 부담
안녕하세요. '정치0단'입니다.
둘이서 멱살잡이를 하며 사생결단 싸우는데, 막상 주변에서는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멱살잡이한 자들 입장에서는 참으로 허망한 상황일 겁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 눈엔 그 둘이 자기들끼리만 심각한, 딴 세상 사람으로 보일 겁니다.
혹시 우리 정치권이 이런 상황이 아닐까요. 혹시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다루는 언론도 그런 상황에 빠진 건 아닐까요. 기자로서 늘 의심하고 의심하려고 합니다. 허망한 모습을 딴 세상 얘기처럼 전하면 안 되니까요.
그래서 숱한 관계자들을 만나고 듣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습니다. 다행히 요즘엔 여론조사와 함께 빅데이터를 쉽게 활용할 수 있어 딴 세상 사람이 되지 않고 현실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얘기를 할 때 거대 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란 정당명을 입에 올릴까요? 이른바 연관어 분석입니다. 달리 표현하면 한 단어를 말할 때 같이 동반되는 단어입니다.
다음소프트의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를 활용했습니다. 키워드를 입력하면 그 키워드와 함께 언급된 단어(연관어)가 검색돼 빈도 순위가 매겨집니다. 트위터,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글, 네이버 인터넷뉴스가 분석 대상입니다.
먼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입니다. 민주당이란 약칭으로 더 많이 쓰이니 민주당을 키워드로 입력(연관어 카테고리는 인물과 시사·경제로 설정)했습니다. 검색 기간은 이달 24일을 기준으로 최근 한 달(5월 25일~6월 24일)입니다. 그러자 빈도 1~3위는 모두 인물이었는데 이재명, 송영길, 조국 순이었습니다. 4위는 경선, 5위는 대선이었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제1회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 나는 국대다! with 준스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승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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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국민의힘을 키워드로 입력했습니다. 기간과 카테고리 설정은 같습니다. 그러자 빈도 1위는 이준석, 2위는 부동산이었습니다. 이어 3위가 윤석열, 4위·5위는 각각 대선과 정치였습니다.
이제 연관어 순위에 대해 해석이 필요합니다. 우선 인물입니다.
민주당 연관어 1위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국민의힘 연관어 1위는 이준석 대표입니다. 여당 대선 주자 1위와 청년 돌풍의 주인공으로, 이들 행보가 정치권 주요 관심사라는 걸 보여줍니다. 민주당 연관어 2위인 송영길 대표 역시 당 지도부로 관심 대상이 됐죠.
눈길을 잡는 건 국민의힘 연관어 3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민주당 연관어 3위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입니다. 윤 전 총장은 이전 한 달(4월 25일~5월 24일) 동안 검색에서는 연관어 빈도에서 압도적 1위였는데, 최근 한 달은 여론의 관심이 좀 줄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대선 주자 지지율이 소폭 하락한 것과 맥이 통합니다. 여론의 관심 대상이란 측면에선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총장이 경쟁 관계가 됐다고 할 수 있군요.
여당에 '아킬레스건'이란 소리를 듣는 조 전 장관은 최근 출간 등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 때문에 연관어 상위에 올랐는데, 향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면 그때마다 주목을 받을 수 있죠. 민주당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인물명이 아닌 연관어로는 대선과 정치가 있는데 대선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는 없어 보이죠. 다만 국민의힘 연관어인 부동산과 민주당 연관어인 경선은 자세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동산을 말할 때 국민의힘을 거론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인데, 당 입장에선 일단 기대입니다. 자타 모두 실패라고 평가하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해결해 달라는 기대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부담이기도 합니다. 국민의힘과 부동산이 동시에 들어간 글들을 보면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왜 국민의힘이 비협조적이냐는 취지의 내용이 많습니다. '당신들은 당당하냐'고 묻는 거지요. 큰 부담이 될 겁니다.
경선이 민주당 연관어 상위에 오른 건 경선 연기 논란이 길게 이어진 탓이죠. 지도부의 결정으로 매듭이 지어졌지만 두 단어가 들어간 글들을 보면 매우 분위기가 험악합니다. 향후 불씨가 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정치0단'이었습니다.
[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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