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지난 10년간 이어져온 조선업 불황에서 탈출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조선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중국에 수혜를 넘겨주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철회돼야 합니다."
변광용 경남 거제시장이 25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이대로 매각된다면 일감은 현대중공업에 집중되고, 인력 감축 등 부작용이 나타날 것임은 너무도 자명할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 결합 심사 과정 중에 불거진 LNG(액화천연가스)선 시장점유율 제한을 통한 조건부 승인은 조선산업 구조 개편을 통한 대외경쟁력 강화라는 정부의 당초 취지와도 정면 배치되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변 시장은 "2019년 7월 한국조선해양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한 지 2년이 다 돼 간다.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령 및 규정에 따라 심사하는 정부기관임에도 EU의 기업결합 심사 여부와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심사 자체를 현재까지 미루고 있다"며 " EU의 기업결합 심사 이전에 공정위가 먼저 나서 불허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현대중공업 측에 합병 검토 의견서를 보내 "LNG선 부문의 시장 경쟁 제한 가능성을 해소할 방법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의 가장 큰 쟁점은 가스선 독과점 문제로, 합병 시 세계 조선 시장에서 가스선 점유율이 60% 이상으로 올라간다는 점이다. 최근 LNG선 등이 신조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비약적으로 높아지는 점유율에 유럽 선주들이 선가 상승 등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변 시장은 "EU가 합병의 승인 조건으로 제기한 LNG선의 시장점유율 제한은 결국 사업 축소나 분할 매각, 기술력의 해외 이전 등이 필요한 사항으로, 국내 조선산업의 경쟁력과 한국 조선업의 위상을 약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어 "대우조선해양은 경남에만 1200여 개 협력사와 기자재 업체가 있고, 관련 기업과 산업생태계를 이루며 수십만 명의 고용과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며 "대우조선이 매각된다면 이와 관련한 전후방 산업을 침체시키고 지역의 고용·산업이 다시 악화되면서 인구 감소 등으로 거제를 비롯한 경남 경제의 파국까지도 불러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변 시장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조선 시황이 회복되면 설비와 숙련 인력 등을 확보할 수 없어 조선업황 회복에 따른 수혜를 경쟁국인 중국에 넘겨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거제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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