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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평택시 공무직, 3년마다 근무지 전환에 "갑질 우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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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대상에 '근태 불량자' 포함되자 "공무원에게 잘 보이라는 뜻이냐"

(평택=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경기 평택시가 행정보조원, 환경미화원 등 공무직 근로자의 근무지를 정기적으로 전환하는 자체 인사 계획을 추진하자 일부 공무직군이 "갑질이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택시청
[평택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평택시는 '공무직 근로자 순환 전보 인사 계획'을 수립, 앞으로 현 부서(구역)에서 3년 이상 된 공무직을 정기적으로 전보시키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공무직은 그동안 특별한 인사 요인이 생기거나 당사자가 희망하는 선에서만 소규모 전환 배치가 이뤄져, 대부분 한 근무지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는 것이 관례였다.

시는 한 근무지에서 장기 근무하면 근로 의욕이 저하할 수 있고, 일부 공무직 근로자들로부터 전환 배치에 대한 요구가 있어 인사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사 대상에 '징계·근태 불량자는 3년 미만이라도 전보 가능'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자 공무직들은 모호한 기준 탓에 공무원들의 갑질이 우려된다고 성토한다.

한 공무직 근무자는 "근태 불량자로 찍혀 전보 조처되지 않으려면 결국 담당 부서 공무원들에게 잘 보이라는 뜻 아니겠느냐"며 "그동안 시행한 적도 없는 공무직 정기 인사를 추진하는 저의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근 시가 체육진흥과에서 관리하는 공무직 7명에 대한 전보 인사 발령을 낸 결과, 벌써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번에 인사 조처된 한 수영강사는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고 관내 한 체육시설에서 10년 넘게 일했으나 갑자기 장기근속과 근무 태만을 이유로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났다"며 "공무원들의 불합리한 대우를 참아왔는데 앞으로 더 심한 갑질이 있을까 두렵다"고 전했다.

평택시 관계자는 "한 근무지에서 퇴직 때까지 근무하는 것이 오히려 정상적이지 않은 것"이라며 "일각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있긴 하나 일부 공무직들은 근무지 전환 배지를 원하는 입장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직 인사 계획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것인데, 노조 측 반발이 있어 보류했다가 올해 처음 시행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여러 차례 노조 측과 대화하면서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택시에는 현재 24개 부서가 관리하는 환경미화원, 행정보조원, 모니터링 요원, 체육 강사 등 31개 직종의 공무직 439명이 근무 중이다.

goa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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