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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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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미니신도시]④美보스턴 '빅딕' 프로젝트로 교통체증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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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요도시 지하화 통한 도심복원 사례 이어져

과도한 공공재원 투자, 부동산 폭등 문제도

안정적 재원 확보와 장기적 관점 정책 필요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주요 도로들이 지하화가 추진되면서 정체 구간이 줄고 상부공간에 공원, 임대주택 건설 등 다양한 개발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대도시의 교통정체 개선과 도시 내 부지 마련의 필요성 등으로 기존 도로의 지하화가 이뤄지면서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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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천 중심, 동북권 미래비전’ 사업 완료 후 조감도. 동부간선도로 일부 구간이 있는 위치에 친환경 수변공원이 들어서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고가도로 지하화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것은 미국 보스턴의 중앙간선도로·터널 프로젝트(The Central Artery/Tunnel Projet·CA/T)이다. ‘빅딕(Big-Dig·땅을 크게 팠다는 뜻)’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사업은 보스턴시의 악명 높은 교통난 해소와 21세기형 도심 재개발을 목표로 진행됐다. 보스턴 외곽과 도심 간 약 26km를 연결하는 6차로 지상 도로를 8~10차로 지하 도로로 대체했다.

매일 20만대의 차량이 통행하며 만성 교통체증을 앓던 도시는 사업 종료 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출퇴근 혼잡 시간대에도 통행 시간이 단축되면서 연간 200만달러의 시간과 연료비 절감 효과를 얻게 됐다. 도로를 지하화해 얻어진 약 27에이커(ac·약 109만㎡)의 지상 공간에는 대규모 공원과 상점이 들어서면서 일산화탄소가 12% 줄었다.

스페인 마드리드 M30은 도로 지하화 이후 도로 상부 공간을 공원으로 만들어 도심 환경을 바꾼 사례다. M30은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 도심을 순환하는 고속도로다. 이 도로는 구간이 무려 22.2㎞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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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빅딕 전(좌)과 후(우) (사진=국토연구원)




과거 마드리드 도심은 지상도로가 길게 이어졌던 탓에 동쪽과 남쪽이 단절됐고 환경문제가 심각했다. 그러나 지하화 이후 지상도로를 걷어내 생긴 빈터에는 공원을 조성해 녹지를 늘렸고 대기오염도 크게 개선됐다. 터널 내부 최첨단 필터 시스템을 설치해 하루 동안 지하 터널을 이용하는 차량 20만대에서 내뿜는 오염물질 중 90%를 제거했다. 마드리드 시의회에 따르면 오염물질 감소량이 2007년에는 3만 5000t에 달했으며 2037년에는 6만 4800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도로 지하화 없이 상부공간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양질의 개발용지가 부족한 대도시에서 주로 활용됐다. 공원화 등 공공목적 개발과 민간의 상업·업무지구 개발이 모두 나타났다. 실제 보스턴에서는 지상도로인 I-90의 상부에 대단위 상업단지와 업무 용도 단지를 개발했다. 민간소유 필지와 공공소유 필지가 섞여 있어 일부 구간은 민간소유 필지에 구분지상권을 설정해 도로를 건설했다. 나머지 구간은 도로부지 상부를 민간이 개발했다. 시애틀 I-5 고속도로 상부에 공원과 컨벤션 센터를 건설한 사례도 있다.

전문가들은 도로를 입체개발할 때 교통문제 해결뿐 아니라 도시환경 개선을 폭넓게 고려해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주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으로 이익이 편중되거나 젠트리피케이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보스턴 빅딕 사업은 과도한 공공재원 투자, 주변 부동산 폭등 등이 함께 나타나 상반된 평가를 받기도 했다.

윤서연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도로 구간별 교통개선 및 도로확보 등 도로교통분야에 국한된 목적뿐 아니라, 도시 문제를 전체적으로 조망해 녹지공간 확보, 단절된 생활권의 연결, 도심 내 신규 용지 확보 등 폭넓은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며 “부동산 시장환경의 변동이 사업 추진에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국내 부동산 경기와 개발지의 입지요건 등을 면밀히 분석해 추진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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