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장관 "중, 남중국해에서 해상질서 위협"
"동남아국 협박 말라…필리핀 공격시 상호방위 발동"
블링컨 미 국무장관 |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국제 해상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응을 경고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같은 강경기조로 남중국해에서 광범위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규범에 기반한 해양 질서가 남중국해보다 크게 위협받는 곳은 없다"며 중국이 계속 "동남아 연안 국가들을 압박하고 겁줘서 이 중대한 글로벌 항로에서 항행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대중국 매파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도 이 같은 태도를 비친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은 폼페이오 전 장관의 성명을 언급하며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해상 (영유권) 주장들과 관련해 2020년 7월 13일의 정책을 재확인한다"고도 말했다.
이번 성명은 국제상설재판소(PCA)의 남중국해 관련 판결 5주년을 기념하는 메시지로 발표됐다.
PCA는 2016년 중국이 남중국해에 설치한 9개 해양구조물을 모두 간조노출지나 암초로 판단하면서 중국이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가 영해라고 주장하는 것은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중국은 이 판결을 인정하지 않고 남중국해 거의 전체를 자국 수역으로 주장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또한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병력 또는 공공 선박, 항공기에 대한 무력 공격이 있다면 미국의 상호 방위가 발동할 것임을 재확인한다"고도 강조했다.
1951년의 미국·필리핀 상호방위조약 4조는 양국이 공격을 받았을 때 상호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영유권 분쟁에서 중립을 유지하고 있으나 남중국해에서는 사실상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반대하는 필리핀이나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의 편에 서 왔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방침에 분노했던 만큼 이를 유지하고 강화하기로 한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에도 비슷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AP통신은 예상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국제법상 의무를 준수하고, 도발적인 행위를 중단하며, 크든 작든 모든 국가의 권리를 존중하는 규범 기반의 해상 질서를 따를 것이라는 확신을 국제사회에 심어줄 조처를 할 것을 (중국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번 성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과 인권, 홍콩과 티베트에서의 중국 정책, 무역 등 수많은 현안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cheror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