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지현 기자]

만취한 채 벤츠 차량을 운전하다 공사장으로 돌진해 인부를 숨지게 한 권모씨(31)가 5월 25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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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한 상태로 벤츠 차량을 몰고 공사 현장으로 돌진해 작업자를 숨지게 한 30대 여성이 과거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을 낸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변호인은 유족과 합의할 뜻이 있음을 밝혔지만, 유족은 단호하게 거부했다.

검찰은 20일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공사현장 작업자 A씨(60)를 사망하게 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로 구속기소된 권모씨(30)에 대한 재판에서 "권씨가 이전에 한 차례 운전을 하고도 다시 한 번 운전이 불능한 상태에서 핸들을 잡았다"고 밝혔다.

권씨는 지난해 8월 한 차례 음주운전으로 벌금 400만원 약식명령을 받았다.

권씨는 지난 5월24일 오전 2시쯤 서울 성동구 뚝섬역 인근 도로에서 지하철 2호선 콘크리트 방음벽을 철거 중이던 A씨를 의 벤츠 승용차로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서울동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사고 당시 권씨는 혈중알콜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0.08%)보다 높은 0.188%인 상태로 시속 148㎞의 속력으로 차를 몬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운전하던 교차로의 제한속력은 시속 50㎞였다.

권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가 범죄 사실을 인정한다"며 "피해자 측과 여러 차례 합의를 시도했다"고 법정에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유족 측은 합의에 관해 전혀 듣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재판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족 측은 "피의자로부터 합의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며 "변호사에게 물어보니 권씨 가족의 말만 듣고 그렇게 발언을 했다는데 유감스럽다"고 했다. 또 "친척들 중 누구도 합의에 관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으며 (요청을 한다고 해도) 합의할 의사는 없다"고 말했다.

권씨는 지금까지 재판부에 여섯 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재판장에 나온 권씨는 검찰 측에서 증거자료로 제출한 사고 당시 폐쇄(CCTV)회로 영상을 보며 울먹이기도 했다.

피해자 A씨의 유족은 지난 6일 재판부에 진정서를 냈다. 지난달 1일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뚝섬역 새벽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일으킨 30대 만취 벤츠 운전자 피해자 유가족입니다'라는 청원글을 올리고 권씨의 처벌을 촉구하기도 했다.

권씨의 2차 공판은 오는 9월17일 열린다.

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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