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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반전 거듭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4년여만에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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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수사의뢰로 일파만파…故노회찬 전 의원 비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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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지사 출근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대법원 선고일인 21일 경남도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7.21 image@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첫 특별검사를 출범시키며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일명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이 21일 공범으로 지목된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징역 2년 확정 판결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2017년 3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보된 관련 의혹으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지 약 4년4개월 만이며, 문 대통령이 허익범 특검을 임명한 이후 3년1개월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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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밝히는 허익범 특검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징역 2년이 확정된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허익범 특검이 법정을 나서며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읽고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이날 댓글 조작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확정됐다. 2021.7.21 seephoto@yna.co.kr



◇ 반전 거듭한 수사…노회찬 전 의원 비극까지

이 사건이 처음 세간에 알려진 것은 2018년 1월 더불어민주당이 인터넷 포털에 올라온 인터넷 기사 댓글에 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하면서다.

한 네티즌이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관련 기사에 달린 정부 비판 댓글의 공감수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올라가는 모습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리면서 댓글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이를 본 여당은 매크로(자동입력반복) 프로그램을 통한 조작이 의심된다며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이 수사를 통해 댓글을 조작한 일당 3명을 붙잡고 보니 뜻밖에도 이들 중 2명이 더불어민주당 당원이었다. 특히 이 중 1명에게서는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던 김 지사와 연락을 주고받은 내역이 나왔다. '드루킹'이라는 필명으로 네이버에 시사 블로그를 운영하던 김동원 씨였다.

김씨는 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2016년 말부터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이용해 댓글 조작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이를 대가로 김 지사에게 자신이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회원을 일본 대사 등으로 추천했지만 무산되자 이른바 '역작업'을 하다 덜미가 잡힌 것이다.

또 김씨 수사 과정에서 김 지사가 경공모 파주 사무실을 찾는 등 댓글 조작 작업에 관여한 정황이 나왔고, 김씨가 2017년 11월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다가 무혐의 처분된 사실이 알려지자 야권을 중심으로 특검 도입 주장이 제기됐다.

결국 2018년 6월 허익범 특검이 출범했다. 하지만 특검 출범 직후 김 지사가 경남도지사에 당선되면서 수사는 난관에 봉착했다.

또 드루킹 일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故) 노회찬 전 의원에게 불법 자금이 전달된 정황이 포착됐고, 수사를 받던 노 전 의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검이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되면서 여권을 중심으로 무리한 수사라는 비난이 이어졌다. 결국 구속영장 재청구나 수사기간 연장 없이 특검 수사는 종료됐다.

특검은 댓글 조작에 관여하고 대가로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로 김 지사를 불구속기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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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씨
2019년 1월 30일실형을 선고받고 호송차로 향하는 김경수 경남지사(왼쪽)와 같은날 오전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드루킹' 김동원 씨[연합뉴스 자료사진]



◇ 논란 이어진 재판…1·2심 댓글조작 유죄 인정

1심 재판부는 2019년 1월 김 지사의 댓글 조작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각각의 혐의에 징역 2년의 실형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현직 도지사 신분임에도 예상과 달리 법정 구속했다.

이를 놓고 여권에서는 1심 재판장인 성창호 부장판사가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측근이라며 '보복성 판결'이라고 비난했다.

성 부장판사는 이후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에 연루돼 기소됐다. 그러자 김 지사 판결에 따른 보복으로 기소됐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처럼 논란이 가열되면서 항소심 재판도 어려움을 겪었다.

항소심 재판장이었던 차문호 부장판사는 "법정 밖의 비난과 예단은 피고인의 무죄를 예단하거나 엄벌하라는 압박으로 보인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증거조사를 마치고 지난해 1월 판결을 선고하려다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며 변론을 재개했고, 그 사이 법관 인사로 재판장이 함상훈 부장판사로 변경됐다.

법정에선 일명 '닭갈비 논쟁'이 벌어졌다. 특검은 2016년 11월 9일 오후 김 지사가 경공모의 경기도 파주 사무실을 찾아 김씨로부터 경공모 활동을 브리핑받은 뒤 킹크랩 시연을 지켜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지사 측은 경공모 사무실에 도착한 뒤 회원들과 닭갈비로 함께 식사했고, 이후 브리핑을 받아 킹크랩 시연을 볼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맞섰다.

이에 2심 재판부는 경공모 회원 대부분이 김 지사가 시연회 당일 함께 식사하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을 근거로 김 지사가 경공모 사무실에서 저녁 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댓글을 이용한 여론조작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1심에서 유죄로 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고, 법정 구속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항소심 선고 이후 8개월여 만에 열린 이날 상고심에서 대법원은 김 지사와 특검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며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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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관련 주요 일지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kmtoil@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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