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 당사를 방문,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에게 입당원서를 제출한 뒤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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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오전 11시 25분=윤석열 캠프 공지 “윤석열 예비후보는 오늘 13시 50분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하여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과 면담할 예정입니다. 면담 이후 기자회견을 진행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국민의힘이나 캠프 측에서도 윤 전 총장이 '오늘' 입당원서를 낼지에 “알지 못한다”, “명확하게 전달받지 못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남 지역을 찾아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오늘 입당까지는 하겠느냐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오후 12시 9분=국민의힘 공지 “윤석열 전 총장의 당사 방문과 관련하여 당 지도부에 따로 협의된 내용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윤 전 총장은 오늘 오전에야 권영세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에게 오늘 입당하겠다는 의사를 알렸다고 합니다. 대표실에서 낸 공지처럼 이 대표와 '날짜'를 두고 협의는 없었고, 이 대표가 지방 일정이 있었다는 것도 윤 전 총장은 몰랐다고 합니다. 대표실 발로 나온 공지는 이러한 '불편함'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겁니다.
오후 1시 50분. 당초 공지한 대로 면담 이후 입당 관련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윤 전 총장은 모두발언에서 입당을 공식 선언합니다.
“저는 오늘 국민의힘 당의 당원으로서 입당하려 당사를 찾았습니다.”
입당 결심 배경으로는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제1야당에 입당해서 정정당당하게 초기 경선부터 시작하는 것이 도리”라며 “또 그렇게 함으로써 국민의힘이 국민들로부터 더 넓고 보편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도 이어졌습니다. 입당 시기에 대해선 "결심한 지 얼마 안된다. 몇시간 안된다"고 했습니다.
-오늘 이준석 대표가 지방 일정이 있는데, 왜 오늘 입당인가.
“처음부터 국민의힘이 주축이 되어서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초기 경선부터 참여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했다. 언론 인터뷰에는 언제 입당하느냐는 질문이 전체 질문의 반 정도 된다. 더이상 입당 관련 불확실성을 갖고 가는 것이 오히려 제가 정권교체, 정치활동을 해나가는데 많은 혼선과 누를 끼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래서 8월까지 굳이 끄는 것보다는 다음 주부터 휴가도 시작이고, 제가 입당하는 것을 서운하게 생각하는 분도 있겠지만 일단 당적을 가지고 노력하려고 한다.”
-입당 발표에 당 지도부가 없는 상태인데.
“당 지도부, 이준석 대표와는 교감이나 이런 걸 지난 일요일 회동부터 가져왔다. 지방 일정이 있는지 몰랐고, 입당과 관련된 인사나 이런 것은 다음 주에 하면 된다. 충분히 교감하고 있다.”
-당내 주자가 11명인데, 누가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나.
“다 훌륭한 분들이시고, 국민의힘이 정권교체의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서 아직 미덥지 못하게 생각한 국민들도 계신다. 그런 분도 저희가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저도 당원이 됐으니 이제 저 스스로도 당의 외연을 넓히고 종전에 해왔던 것보다 더 많은 국민의 지지 받기 위해 변해야 할 것은 변하고 노력하겠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윤석열 캠프 상황실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장제원 의원의 추가 설명도 이어졌습니다.
장 의원은 “어젯밤에 최종 입당을 결심했다고 하고, 오늘 오전 회의에서 '오늘 입당하고 싶다'고 하셨다”고 전했습니다. 지도부가 없는 전격 입당에 대해선 “그런 절차가 너무 퍼포먼스처럼 보이고, 의전이나 퍼포먼스를 따질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야말로 윤 전 총장 본인의 '고독한 결단'이었다는 것이 캠프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입당 시기를 두고 '8월 2일', 혹은 '10일 전후' 등이 보도되자 캠프 내에서 유출자를 찾는 등의 잡음도 좀 있었다고 합니다. 윤 전 총장은 입당은 마음 먹었는데, 관심이 입당 시기 위주로 가고 더는 혼선이 생기는 상황도 원치 않았다는 겁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0일 오전 전남 순천시 전통시장인 순천웃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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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후 전남 광양 포스코 제철소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이) 전격 입당해서 8월이 아닌, 7월에 입당한 것에 긍정적으로 판단한다”며 “많은 호사가가 한 말이 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언어였다는 것을 많은 국민들이 아셨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보안 등의 문제로 전격 입당을 선택한 거 같다”며 “이 과정에서 다소 오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오늘 중요하게 다룰 부분은 8월 출발하는 경선 버스에, 제가 주장한 경선버스론에 윤 전 총장이 화답해줬고 심지어 버스 출발 한 달 전에 먼저 앉아있겠다고 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으로 국민의힘은 사실상 야권의 통합 경선을 치르는 플랫폼으로서의 의미가 커지게 됐습니다.
입당한 윤 전 총장은 10여 명이 넘는 당내 주자들과 8월 말부터 출발선에 서서 경선을 치르게 됩니다. 당내 든든한 지원세력, 당의 비호를 직접 받게 됐지만 국민의힘을 기반으로 한 외연 확장, 당내 주자들의 거친 견제구를 받아내야 하는 과제도 함께 안게 됐습니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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