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당초 저조한 흥행이 예상됐던 쌍용자동차의 인수전이 국내 대기업과 대형 사모펀드 등의 참여로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인수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려면 후보들의 자금 동원력과 친환경 전기차 관련 사업 능력이 관건으로 꼽힌다.
31일 쌍용차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쌍용차 매각 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이 전날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9개의 회사가 참여했다.
이번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업체는 ▲케이에스 프로젝트 컨소시엄(케이팝모터스 외 3개사)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디슨모터스 외 2개사) ▲삼라마이더스 ▲카디널 원 모터스 ▲박석전 ▲월드에너시 ▲INDI EV ▲퓨처모터스 컨소시엄(하이젠솔루션 외 3개사) ▲이엘비앤티 등이다.
당초 쌍용차 인수전은 1조원에 달하는 투자비용 때문에 업계에서는 새로운 인수후보가 나타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이 때문에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였던 HAAH오토모티브의 새 법인 카디널 원 모터스와 국내 전기버스 전문업체 에디슨모터스의 2파전 형국이었다.
그러나 SM그룹이 자동차 부품 계열사인 남선알미늄, 벡셀, 화학섬유업체 티케이케미칼 등과 시너지를 내고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3파전 형국이다.
이들이 쌍용차 인수전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자금 동원력과 친환경 전기차 사업 능력 등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쌍용차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 생산에서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평택공장을 매각·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새롭게 인수전에 등판한 SM그룹은 지난 1988년 창립 이후 건설 사업 이외에도 각종 인수합병(M&A)으로 재계순위 38위(지난해 기준)까지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액이 5조원에 달한 SM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SM상선 기업공개(IPO)를 통해 들어올 자금과 자체 보유자금 등을 활용해 인수 대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달 중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서를 제출한 상태여서 향후 진행 상황을 두고 봐야 한다. 증권업계는 최근 해운운임 급등 등에 힘입어 SM상선의 기업가치가 3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에디슨모터스의 경우에도 국내 대형 사모펀드인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초소형 전기차 생산업체 쎄미시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금 동원력에 대한 의심을 해소했다. 기존 협의 중인 강성부펀드(KCGI)의 참여여부도 현재 미국 체류 중인 강성부 대표가 귀국하는 대로 확정 지을 예정이다.
에디슨모터스는 회사가 보유한 전기모터,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기술력을 바탕으로 쌍용차를 글로벌 전기차 생산업체로 키우고, 세계 각국에 현지합작법인(JVC)를 설립해 친환경 차량을 생산·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에디슨모터스의 매출액이 897억원으로 쌍용차 매출(2조9297억원)의 3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다만 개인 투자자 등으로부터 2700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힌 에디슨모터스는 쎄미시스코의 유상증자와 CB(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추가로 약 2500억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여기에 키스톤PE 등 재무적 투자자(FI)에게 4000억원 가량을 투자받아 인수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의 참여로 유력 인수후보였던 HAAH오토모티브의 후신 카디널 원 모터스의 입지가 좁아지는 분위기다. HAAH의 경우 2019년 기준 연 매출이 23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듀크 헤일 카디널 원 모터스 회장은 최근 쌍용차 인수를 위해 4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조달한 금액이나 핵심 투자자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다. HAAH는 이미 지난해부터 쌍용차 인수를 위해 투자하면 산업은행이 이에 상응하는 액수를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시간을 끌어 인수 능력을 의심 받아왔다.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는 제출된 인수 의향서 패키지를 검토한 뒤 예비실사 적격자를 선정, 8월 말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예비실사 이후 9월 중 인수제안서를 받은 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본 실사와 투자계약 등의 수순을 밟게 된다. 쌍용차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9월 1일까지다. 투자계약 등 향후 매각 일정에 따라 10월 말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쌍용차는 이번 인수의향서 마감 후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다수의 회사가 전기차 사업을 확대할 목적으로 인수 의향을 밝히고 있어 현재 추진하는 친환경차 전환 전략과 부합한다"며 "인수합병(M&A) 가능성 뿐 아니라 장기적인 생존 토대 구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