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타려면 호출료 최대 5000원
카카오측 “배차 잘되게 요금제 바꿔”
전문가 “물가 상승 등 부작용 우려”
카카오택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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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이하 카모·사진)는 “지난 2일부터 스마트 호출 요금제를 정액제에서 탄력요금제로 바꿔 적용했다”고 4일 밝혔다. 스마트 호출은 2018년 카모가 선보인 유료 서비스다. 돈을 더 내면 택시를 더 쉽게 잡을 수 있게 해준다. 호출료는 원래 정액 1000원(심야 2000원)이었는데 이를 최대 5000원까지 탄력적으로 받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지난 6월 ‘플랫폼 중개사업자’로 국토교통부에 등록하며 중개요금 변경을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카모가 운영하는 앱 ‘카카오T’는 자타 공인 국내 1위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지난해 3월 이른바 ‘타다 금지법’(개정 여객자동차법) 통과로 렌터카와 기사를 함께 부르는 서비스 ‘타다 베이직’이 사라져 택시 위주로 모빌리티 업계가 재편됐고, 카카오T 독주 체제가 됐다. 전국 택시기사 25만 명 중 23만 명이 카카오T에 가입했고 이용자는 2800만 명이다.
카카오T 택시 일반 호출은 무료다. 대신 카모는 택시 요금 외 서비스를 더 좋게 하거나 배차를 더 빨리 해준다는 명목으로 이용료를 더 받는 스마트 호출(0~5000원), 가맹택시(블루, 0~3000원) 등을 줄줄이 선보여 수익을 내고 있다. 무료인 일반 호출을 여전히 이용할 수 있지만, 사용자 화면 상단에 유료 서비스를 노출하고 알고리즘상 배차가 잘되게 설계해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더 비싼 이용료를 내게 하는 방식이다.
이번 스마트 호출 요금제 변경도 같은 맥락이다. 당초 1000원 정액제였는데 이를 배차 상황에 따라 5000원까지 탄력 적용해 배차를 원활하게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스마트 호출 이용자는 타자마자 8800원(기본요금 3800+이용료 5000원)을 내야 할 수도 있다. 카모와 함께 플랫폼 중개사업자로 등록한 반반택시와 아이엠택시는 중개요금을 최대 3000원 받겠다고 신고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우리는 지방자치단체가 ‘시민 부담을 의식하라’고 권고해 택시 요금 인상을 자제해 왔는데, 카모는 아무런 제재 없이 자유롭게 실질 요금을 올렸다”며 “그 수익도 기사에게 일부 주는 걸 제외하곤 다 플랫폼 몫이다”고 지적했다.
카모는 “요금 인상이라기보다는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있는 곳에서도 배차가 잘되도록 요금제 설계를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플랫폼 사업자가 독과점 지위에 오른 후 수수료를 올리는 경우가 많다”며 “코로나19로 플랫폼 이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수수료 인상은 물가 상승 등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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