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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15초도 길다…'5초 승부' 유튜브-쇼츠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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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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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도쿄올림픽에 참여한 영국의 Z세대 수영선수 애덤 피티는 남자 평영 100m에서 1등을 차지했다. 피티는 몇 시간 뒤 금메달 인증 영상을 쇼트폼(Short-form) 플랫폼 틱톡에 올렸다. 해당 영상 조회 수는 570만회가 넘었고 5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 호주의 10대 다이버 샘 프리커는 폴로어 110만명을 보유한 틱톡 인플루언서다. 프리커는 매일 최대 10개의 틱톡 게시물을 올리며 도쿄올림픽 선수촌 안팎을 보여준다. 선수촌 침대를 정리하는 모습부터 피트니스센터에서의 훈련, 회복 과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뒷이야기를 전한다. 그의 게시물들은 최대 조회 수 50만회를 기록할 만큼 인기다.


무관중으로 진행 중인 2020 도쿄올림픽에서 Z세대 운동선수들의 '소통' 방식이 눈길을 끌고 있다. 선수들은 세계적인 쇼트폼 플랫폼 틱톡을 통해 올림픽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며 주목받고 있다. 선수촌 식당 메뉴 소개 등 선수촌 탐방부터 도쿄올림픽 브이로그 등 짤막한 영상들이 수백만 건의 조회 수를 보이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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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쇼츠에서 챌린지를 진행 중인 가수 BTS 멤버 제이홉.


전 세계 Z세대(1995~2004년생) 사이에서는 성별과 직업을 불문하고 15초~1분 내외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으로 소통하는 것이 '인싸'의 지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절대강자'였던 페이스북(인스타그램)과 유튜브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MZ세대와 10대 등 SNS가 삶의 기본 양식이 된 세대의 영상 주도권이 완전히 틱톡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증거가 잇달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짧은 동영상 포맷 '릴스'를 내놨고, 유튜브도 올 들어 '쇼츠'로 틱톡 견제에 나섰다.

◆ '절대강자' 유튜브, '쇼츠'로 틱톡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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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는 5초~1분 미만 영상을 제작해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유튜브 쇼츠' 베타 버전을 이달 전 세계에 출시했다. 미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틱톡 중심의 짧은 동영상 플랫폼 전성시대가 강화되자 쇼트폼 포맷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지난해 인도에서 세로형인 쇼츠의 초기 버전을 출시했고, 올 3월 미국에 베타 버전을 내놓은 데 이어 전 세계로 확대한 것이다.

유튜브는 쇼츠 제작자가 유튜브 음악 라이브러리에 있는 음악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영상은 스마트폰만을 이용해서 올릴 수 있으며 PC는 지원하지 않는다. 단, 영상을 올릴 때는 #shorts라는 해시태그를 달도록 했다.

현재 유튜브는 오는 14일까지 방탄소년단(BTS)과 함께하는 챌린지 'Permission to Dance Challenge(퍼미션 투 댄스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BTS 신곡 뮤직비디오의 주요 안무를 따라 하는 15초 분량 쇼츠를 제작해 참여할 수 있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만 방탄소년단(5580만명), 하이브 레이블(6000만명) 등 1억1600만명에 달하는 BTS 영향력을 활용해 유튜브 쇼츠 이용자를 늘리려는 의도다. 유튜브 메인 페이지 아래 쇼츠 탭도 새로 생성됐는데, 유튜브는 창작자들을 위한 현금 보상안을 내놓았다. 2022년 말까지 총 1억달러(약 1140억원)를 풀 계획이다. 쇼츠에 올린 동영상으로 인기를 끈 창작자들을 매월 선정해 현금을 지급하는 보상안을 기획 중이다. 쇼츠 영상 중 조회 수와 좋아요가 가장 많은 순으로 최소 1000달러가 지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유튜브의 쇼트폼 전쟁 참여와 틱톡의 동영상 길이 확대가 맞물려 동영상 길이 구분이 흐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동영상 길이는 서로 뒤섞이게 될 것이고, 동영상 플랫폼 간 경쟁만 남을 것"이라며 "이용자들의 플랫폼 이용 습관을 견고하게 만들 새로운 기능을 어떻게 안착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10억명이 동영상 쓴다면…'인스타 릴스'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본인 트위터에 올린 영상을 통해 "우리는 더 이상 사진 공유 애플리케이션(앱)이 아니다"며 "앞으로 수개월간 동영상과 관련해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사진 중심 플랫폼으로 입지를 다져온 인스타그램이 공식적으로 동영상 앱으로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인스타그램은 이미 지난해 8월 미국·브라질·인도 등 50개 지역에 짧은 동영상 '릴스' 서비스를 내놓으며 도전장을 냈다. 릴스는 올해 2월 한국에도 공식 출시됐다. 이용자들은 릴스를 활용해 15초부터 30초까지 짧은 길이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해 공유할 수 있다. 음악 목록에서 원하는 곡을 검색해 영상과 어울리는 음악도 삽입할 수 있다. 특히 증강현실(AR) 필터로 배경을 바꾸고 자연스러운 전환 효과를 주는 특수효과 기능도 제공해 창의적인 영상 제작이 가능하도록 했다. 릴스를 활용해 소통 중인 댄스 크리에이터 '브라더빈'은 "전문적인 편집 기술 없이도 릴스 탭에서 촬영부터 편집까지 간편하게 마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릴스가 우선 공략하는 대상은 전 세계 10억명에 달하는 인스타그램 누적 이용자다. 국내만 해도 인스타그램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1934만명(올해 6월 기준)으로 틱톡의 4배를 훌쩍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인스타그램은 사진과 긴 영상 사이의 틈새를 노리는 것이다. 미국 정부의 틱톡 제재 움직임에 맞춰 쇼트폼 성장폭을 확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전 세계 19억명…틱톡의 1위 굳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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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남자 수영 평영 100m 금메달리스트인 애덤 피티 선수가 틱톡에서 메달 인증을 하고 있다.


15초~1분 미만 동영상 포맷인 '쇼트폼'을 유행시킨 틱톡은 2016년 9월 중국 시장에 '더우인'이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였다. 출시 1년 만에 이용자가 1억명을 돌파했다. 짧은 동영상을 선호하는 10·20대 욕구를 정조준하며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미국 정부가 개인정보 유출 등을 이유로 노골적인 규제 움직임을 보였는데도 미국의 틱톡 MAU는 1억명(2020년 8월 기준)을 훌쩍 넘었다. 현재 전 세계 틱톡 MAU는 19억명에 달한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틱톡 이용 시간이 유튜브를 앞질렀다. 모바일 앱 분석 기업인 앱애니에 따르면 올해 5월 미국의 1인당 월평균 '틱톡' 이용 시간은 24.5시간을 기록했다. 유튜브 월평균 이용 시간인 22시간을 뛰어넘은 것이다. 영국의 1인당 월평균 틱톡 이용 시간은 25시간으로, 유튜브 16시간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한국·일본 등 동아시아에서는 여전히 유튜브 이용 시간이 틱톡보다 길지만, 틱톡의 성장세가 무섭다. 앱애니는 "한국의 유튜브 이용 시간은 지난해 12월에 비해 현재 15% 늘었다. 이는 틱톡의 성장세보다는 낮은 수치로, 같은 기간 틱톡은 2배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출시 이후 틱톡 앱 다운로드는 누적 30억건을 달성했다. 지난달 기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의 전 세계 다운로드 건수를 모두 합한 결과다. 지금까지 다운로드 30억건을 기록한 SNS는 페이스북과 페이스북 메신저, 와츠앱, 인스타그램 등 페이스북 계열 앱뿐이었다.

틱톡은 동영상 길이를 늘리며 '신흥 강자 굳히기'에 나섰다. 이달 초 사용자들이 올릴 수 있는 동영상 길이를 최대 3분까지 늘리기로 한 것이다.

■ <용어 설명>

▷ 쇼트폼(short form): 짧게는 15초(틱톡), 길게는 10분(웹드라마) 단위의 콘텐츠를 뜻한다. 1020세대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영상 플랫폼에서 짧은 콘텐츠 소비가 압도적으로 늘어나며 쇼트폼 동영상도 늘고 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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