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은 이날 오후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참사 증거자료의 조작·편집 의혹 사건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지난 5월13일 출범해 90일 동안 ▲해군·해양경찰의 '세월호 DVR(CCTV 저장장치) 수거 과정 의혹 ▲'세월호 폐쇄회로TV(CCTV)' 데이터 조작 의혹 ▲DVR 관련 청와대 등 정부 대응의 적정성 등을 수사해왔다.
이현주 특별검사(왼쪽 두번째)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변호사회에서 4·16 세월호 참사 증거자료의 조작·편집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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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자료조작 증거 없어… 불기소 결론"
특검은 해군·해경의 '세월호 DVR' 수거 과정과 인수인계 과정 의혹에 대해 뒷받침할만한 증거가 없어 공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의혹은 ‘세월호 DVR’이 2014년 6월 22일 이전에 은밀하게 수거됐고 당일 ‘가짜 DVR’로 바꿔치기 되었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검 관계자는 "‘세월호 DVR’과 별개로 ‘가짜 DVR’이 존재한다고 볼만한 근거를 찾지 못했고, DVR이 바꿔치기 되었다고 볼만한 근거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특검은 세월호 CCTV 데이터 조작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 의혹은 ‘세월호 DVR’에 저장된 ‘세월호 CCTV’ 데이터를 누군가 조작했다는 것이다. 특검 관계자는 "CCTV 총 4대의 화면 약 1310시간 분량 전체를 검토한 결과 조작의 흔적으로 지목된 특이현상들의 경우 데이터 복원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현상임을 확인했다"며 "데이터 조작이 의심되는 점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DVR 관련 청와대 등 정부 대응의 적정성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서는 "대통령기록물과 해군·해경의 통신자료를 포함한 제반 증거들을 검토하고 수사한 결과, 정부 대응의 적성성에 대해 범죄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아울러 특검은 "세월호 항적 등에 관한 수사 요청이 있기도 했으나 검토 결과 이는 특검의 수사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선 그간 검찰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 감사원 감사, 해양안전심판원 조사, 세월호 특조위 조사, 세월호 선체조사위 조사, 사회적 참사 특조위 활동을 통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거듭 이뤄졌다. 2019년 11월엔 대검찰청이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을 꾸려 수사했다. 이번 특검을 포함하면 8개 기관이 9차례에 걸쳐 조사한 것이다. 특검 관계자는 "특검은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다"며 "부디 이번 수사로 관련 의혹이 해소됐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현주 특별검사(왼쪽 두번째)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변호사회에서 4·16 세월호 참사 증거자료의 조작·편집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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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수사 부실… 30년 뒤 보자"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하지만 수사결과에 대해 "진술에 의존한 추정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 채 왜 영상이 사고 상황을 못 보여주고 있는가에 대해 특검도 해명을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위원장은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선 "데이터 조작이나 수거 의혹이 명쾌하게 밝혀질 것이라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참사 당시, 수습 당시에 정부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보기를 기대했다"면서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사안이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아예 없었던 것이냐"고 물었다.
특검 측은 "세월호 CCTV 관련이 아니더라도 혹여나 불미스러운 부분이 있을까해서 대통령 기록물이나 국정원 자료 등을 열심히 들여다 봤지만, 유의미한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특검 측은 또 CCTV 중단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말씀드릴 순 없다"면서도 "추측하기론 급변침에 의한 전원차단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특검 측 응답에 세월호 참사 유족들은 한숨을 여러차례 내쉬었다. 일부 유족들은 가족들에 대한 조사 등 특검 수사가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특검 측이 "가족분들도 조사를 했다"며 거듭 해명했지만, 이들은 "우리가 갖고 있는 수많은 영상 자료 (특검에) 다 넘어가지 않았고 정작 모든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 얘기는 듣지 않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유족들 항의에 특검 측은 "저희 수사팀은 충분히 수사가 이뤄졌고 모든 자료 검토했다. 모든 대상자를 조사한 만큼 미진한 부분은 없으리라 자신한다"는 말로 질의응답을 마쳤다. 유족들은 "얼마나 깨끗했는지 10년이든, 30년이든 뒤에 봅시다"란 말을 남기고 수사결과 발표 현장을 떠났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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