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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이재용 가석방] 출소 맞춰 사회공헌활동 강화… ‘뉴 삼성’, 상생 경영 포석 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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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가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을 계기로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제정하는 등 노사 화합에 나서는가 하면, 사내 급식을 개방하고 보육시설에서 자립하는 청소년을 돕는 사업을 크게 확대하는 등 ‘상생’ 행보를 보이면서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던 만큼 대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인 한편, 이 부회장이 꾸려나갈 ‘뉴 삼성’은 상생 경영을 앞세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13일 오전 10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했다. 지난 1월 ‘국정농단 공모’ 혐의로 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법무부는 지난 9일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고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결정했다. 가석방은 사면과 달리 형을 면제받는 것이 아닌 ‘조건부 석방’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5년간 취업이 제한되며 내년 7월 남은 형기가 종료될 때까지 법무부의 보호관찰을 받아야 한다.

조선비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6월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현장 경영한 뒤 구내식당에서 배식받고 있다./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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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의 출소를 앞두고 삼성전자는 잇따라 낭보를 쏟아냈다. 하루 전인 지난 12일, 삼성전자 노사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제정했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5월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무노조 경영 폐기’를 약속한 후 1년 3개월 만에 나온 성과다. 이 부회장은 당시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사는 지난해 11월 상견례를 겸한 1차 본교섭을 시작으로 지난 9개월간 30여차례에 걸쳐 교섭을 벌인 끝에 이 부회장 출소 직전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지난 11일에는 사내 단체급식을 외부 중소·중견 업체에 확대 개방한다는 소식도 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사내 급식을 계열사가 부당하게 독점했다는 공정거래위원회 지적에 따라 올해 상반기 사내 식당 2곳을 외부 업체에 처음 개방했는데, 이번엔 6곳을 추가 개방하기로 한 것이다. 당초 재계에서는 외부에 급식을 개방할 경우 결국 또다른 대기업이 이를 수주할 수 있다고 봤지만, 삼성전자는 실질적 상생 확대를 위해 중소기업 가점제를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사내식당을 점진적으로 전면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삼성 희망 디딤돌’ 전북센터를 새로 열었다. 이곳은 만 18세가 넘어 보육시설에서 나와야 하는 청소년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최대 2년간 1인 1실의 독립 주거공간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지난달엔 청년을 위한 소프트웨어(SW) 교육 공간인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캠퍼스를 부산에 신설하기도 했다.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유휴 부지에 만들어진 캠퍼스는 연간 200여명에 달하는 지역 청년들에게 체계적인 SW 교육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사회 공헌 활동을 강화하는 것은 대국민 신뢰 회복이 급선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재계와 정부 등은 이 부회장이 사면돼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과 국가 경제 위기에서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 강조했다. 그러나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반대했다. 기업 성장을 이유로 이 부회장이 가석방되면 기업 범죄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고(故)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이 부회장이 꾸려나갈 새로운 삼성의 방향성이 ‘상생’에 방점을 찍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최후 진술에서 “회사의 성장은 기본, 부당한 압력에 거부할 수 있는 준법감시제도를 만들겠다”, “삼성을 준법을 넘어 최고 수준 투명성과 도덕성을 갖춘 회사로 만드는 것을 제가 책임지고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대체로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그만큼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계기로 삼성전자의 사회 공헌도가 높아진다면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향후 원활한 경영 복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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