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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탈레반 정권 재장악에 카불 주민 '공포 · 혼란'…공항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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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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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불 시내에서 빠져나가는 차량으로 꽉 막힌 도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순식간에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재장악하자 수도 카불 주민들은 극도의 공포와 혼란에 빠졌습니다.

미군과 국제동맹군이 철수하면서 지난 5월 농촌과 시외지역부터 장악한 탈레반은 이달 들어 주요 도시를 포위 공격하더니, 카불 진군 이틀 만에 대통령궁까지 접수했습니다.

예상 밖의 빠른 속도로 친미 성향 아프간 정부가 붕괴하자 카불 시민들은 크게 동요하고 있습니다.

날이 밝기도 전에 시민 수천 명이 아프간을 탈출하기 위해 공항으로 몰려들었습니다.

트위터 등 SNS엔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으로 끝도 없이 많은 시민이 뛰는 영상들이 연이어 올라왔습니다.

영상에는 '탕, 탕'하는 총성이 산발적으로 들리는 가운데 아이를 업거나 안은 시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내달리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게시물 작성자는 "시민들이 공포에 빠져 공항을 향해 달려가고, 미군이 시민들이 뛰도록 하기 위해 하늘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 이런 모습을 보는 게 정말 슬프다"고 적었습니다.

'탈레반이 공항까지 장악해 민항기는 더 이상 뜨지 못하고 군용기만 이착륙이 허용됐다', '공항에 불이 났다', '공항가는 길을 탈레반이 막았다'는 소문이 퍼지는 등 시시각각 공항 상황이 변하고 있습니다.

카불 시내를 빠져나가려는 차량 행렬로 도로도 곳곳이 꽉 막혔습니다.

앞서 거점 도시가 잇따라 탈레반 수중으로 넘어가자 '안전한' 수도로 도망 왔던 피란민들은 더는 갈 곳이 없다며 자포자기 상태가 됐습니다.

탈레반은 과거와 달리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이슬람 정부'를 구성하겠다며 공항이 정상 운영되는 만큼 떠나고 싶은 외국인은 떠나고, 남는 외국인은 등록하라는 등 온건한 자세를 취했습니다.

특히, "히잡을 쓴다면 여성은 학업과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고 혼자서 집밖에 나서는 것도 허용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과거 탈레반이 통치했던 5년 동안 극단적인 이슬람 율법 샤리아 적용을 경험했던 시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탈레반 통치 당시에는 음악, TV 등 오락이 금지됐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게 하는 가혹한 벌도 허용됐습니다.

여성들은 교육 금지, 직업 금지에 공공장소 부르카 착용이 의무였고, 성폭력과 강제 결혼이 횡횡했습니다.

특히 수도 카불 시민들은 그동안 미군과 국제동맹군, 국제 NGO단체와 협업하거나 외국인들을 상대로 사업을 한 경우가 많아, 탈레반이 '부역자'라며 자신들을 처단할까 봐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사진=트위터 @MalikMudassir2, 연합뉴스)

김영아 기자(younga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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