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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콘돌리자 라이스 "가장 긴 전쟁은 한국…아프간 철수 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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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70년 지난 지금도 2만8000명 주둔

믿어준 아프간 사람들에 피난처 제공해야

중앙일보

콘돌리자 라이스 전(前) 미국 국무부 장관.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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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의 안정과 대(對)테러 작전에서 미국의 이익과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바이든 정부의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콘돌리자 라이스 스탠퍼드대학 후버연구소 소장은 이날 기고에서 "탈레반의 7세기 통치와 30년 내전으로부터 안정된 정부를 완성하기에 20년은 부족했다"며 "우리는 과거에 이런 점을 이해한 적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한국을 예로 들었다.

그는 "엄밀히 말하면 우리에게 가장 긴 전쟁은 아프가니스탄이 아니라 한국"이라며 "그 전쟁은 승리로 끝난 것이 아니라 교착상태(휴전)로 끝났고 한국은 민주주의로 가는 데 수십 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70년이 지난 지금도 2만 8000명 이상의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며 "우리는 수준 높은 한국 군대도 북한을 단독으로 저지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우리가 달성한 것은 한반도의 안정적 균형과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강력한 존재인 소중한 동맹국 한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프가니스탄은 한국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훨씬 작은 노력으로 합리적인 결과를 얻었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하면서 철군 결정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프간에 전투부대를 동원할 필요는 없었고 단지 훈련, 항공지원, 정보 제공을 위한 핵심 미군만 주둔해도 됐다"고 덧붙였다.

라이스 전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월요일(16일) 연설에서 "그들이 미래를 결정할 모든 기회를 줬다"고 언급한 부분도 꼬집었다. 그는 "아프간 사람들은 탈레반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그들은 함께 싸웠고 우리가 알카에다를 무력화시키는 것을 도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철군 결정으로 발생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를 믿었던 아프간 사람들에게 긴급히 피난처를 제공해야 한다"며 "우리가 여전히 그들을 믿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맹에 대한 신뢰 강화도 주문했다. 라이스는 "중국, 러시아, 이란은 미국의 철군 이미지를 부각할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신뢰가 온전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지금은 우크라이나, 이라크, 특히 대만에 대한 우리의 공약을 강화할 때"라고 조언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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