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윤형 기자 = 자꾸 '선' 넘는 중국, 탈레반과 손을 잡게 될까. 중국이 탈레반 정권에 정당성을 부여한 이유에는 검은 속내가 담겼다.
19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도미닉 라브 영국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아프가니스탄에 들어설 새 정부를 압박하기보다는 지원하고 계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왕 부장은 "아프간을 지정학적 전쟁터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아프간의 독립과 국민들의 의지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왕 부장은 톈진에서 탈레반 2인자 압둘 가니 바라다르 등 대표단을 직접 만나 "탈레반이 아프간 평화와 재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탈레반은 아프간 진격을 강화하기 직전이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또한 정례 브리핑에서 "아프간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는 것을 전제로 중국은 탈레반과의 소통을 유지했고, 아프간 문제의 정체적 해결을 촉진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며 "탈레반과 아프간 각 정파가 대화와 협상으로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정권을 구축하길 기대한다"면서 탈레반 정권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탈레반을 새로운 정부로서 외교적으로 승인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화춘잉 대변인은 "탈레반이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을 포함한 각종 테러 단체를 단호히 타격하고, 어떠한 세력도 아프간의 영토를 이용해 이웃나라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철저히 지키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신장위구르족 독립운동 세력인 ETIM을 의식하고, 탈레반과 같은 수니파인 ETIM이 탈레반의 지원을 등에 업을 가능성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은 탈레반 집권 직후 인접국인 타지키스탄과 합동 대테러 훈련에 돌입했다. 이와 관련해 외신은 중국이 아프간 무장 세력의 확장을 우려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 CNBC는 중국이 탈레반의 집권을 인정한 것은 아프간의 최대 3000조 원 규모에 이르는 희토류 매장량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희토류는 반도체 등 첨단 IT 제품에 들어가는 광물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약 35%가 중국에 있으며, 지난 2018년에는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 70%인 12만 톤을 채굴했다.
CNBC는 미국이 희토류 수요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과거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희토류 공급 차단을 이용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 15일 중국군의 아프간 파병설을 부인하면서도 "일대일로 프로젝트 차원에서 전후 재건과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란 중국이 주도하는 실크로드 전략 구상이며, 신식민주의 정책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시진핑 정부의 역점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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