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카타르 임시 숙소 난민 인터뷰…"아프간에 남은 가족 걱정"
아프간 어린이 끌어올리는 병사들 |
(서울=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이슬람 무장조직인 탈레반을 피해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는 난민 행렬이 줄을 잇는 가운데 이미 탈출에 성공한 아프간 사람들이 여전히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아프간을 떠나 카타르 수도 도하에 도착한 피난민들은 21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두고 떠난 것에 대한 절망감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을 호소했다.
도하로 탈출한 한 아프간 여성은 "조국을 떠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나는 조국을 사랑한다"면서 "탈레반이 도착하기 전에는 내가 어디로 떠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국제 인도주의 단체와 협력을 이유로 탈레반의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해 치과 의사인 남편, 자녀 3명과 함께 아프간에서 도망쳤다.
그는 아프간을 떠나기 전 수천 명의 사람이 카불 공항으로 몰려드는 충격적인 광경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공항으로 몰려들 때 내 옆에 서 있던 한 남자가 군인들이 쏜 총에 다리를 맞았다"면서 "매우 충격적이었고,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카타르 정부가 아프간 난민을 위해 임시로 마련한 주택에 머무는 한 아프간 남성은 탈레반이 여성의 권리 보장, 아프간 정부와 외국인을 위해 복무한 사람들에 대한 사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변호사인 그는 "가장 불안한 것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거의 없다는 것"이라며 "우리 앞에는 매우, 매우 다르고 도전적인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남성은 자신이 아프간에 남았다면 글로벌 기업과 일했기 때문에 탈레반의 표적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전히 아프간에 남아 있는 가족들의 안전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가족들은 내가 그들이 아프간을 빠져나올 수 있게 도울 것이라는 큰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이럴 때 나는 무력한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고 전했다.
대학교 2학년인 또 다른 아프간 남성은 학업에 대한 우려와 함께 아프간에 남겨둔 가족들에 대해 걱정했다.
아프간에 아내를 남겨 두고 온 그는 "내 가족들이 아프간에 남아 있기 때문에 내 마음은 고향으로 돌아가 있다"면서 "내 아내와 부모님, 형제자매가 그곳에 있다. 그들이 대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그들이 대피하지 못하고, 일이 잘못된다면 나는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카타르 정부는 아프간 난민이 제3국으로 떠날 수 있을 때까지 수천 명의 사람을 수용할 예정이다.
미군 수송기 가득 메운 아프간 민간인들 |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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