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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오병상의 코멘터리] 아프간 난민..인도주의로 받아들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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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WSJ 보도..아프간 난민 주한미군기지 임시수용될듯

한국정착 희망자 늘어날듯..무슬림 편견 없이 바라봐야

중앙일보

지난 16일 탈리반의 승리선언 직후 카불공항에서 이륙하는 미군 수송기를 둘러싸고 달리는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일부는 이륙한 이후까지 비행기에 매달려 있다가 추락사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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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우리나라까지 오게 생겼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2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아프간 난민을 세계각국 미군기지에 분산 수용할 계획이랍니다. 한국도 포함되는데..주한미군사령부는 22일‘아직 지시 없다’고 했습니다만..조만간 작전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2. 주한미국 기지는 미국땅입니다. 따라서 미국이 난민을 잠시 기지에 분산수용한다는 현재의 계획은 우리에게 큰 영향이 없습니다.

당장 많은 난민이 오지도 않을 겁니다. 카불공항을 통해 미군이 실어나르는 난민은 많아야 수만명에 불과할 겁니다. 이들은 대부분 미국내 미군기지로 갑니다. 그리고 일부가 쿠웨이트 등 중동국가, 독일 등 유럽국가에 수용되고, 나머지 일부가 한국에 오겠죠. 그러다 얼마 뒤 난민수용국가로 흩어질 겁니다.

3. 문제는 난민 중 일부가 한국에 살기를 희망할 경우입니다.

주한미군 기지에 도착한 일부가 우리 정부에 난민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아프간 참전과 재건지원 과정에 협력했던 아프간 조력자가 400여명이 있다는데..이들이 ‘한국에 협력한 이유로 위기에 처할 수 있다’며 한국행을 희망할 경우 받아줘야할 도의적 책무도 있습니다.

4. 장기적으로 보자면 아프간 난민은 상당 기간 계속될 겁니다.

마치 베트남 전쟁이 1975년에 끝났지만..베트남 난민 ‘보트피플’이 1990년대까지 남중국해를 떠돌았듯이..파키스탄 등 주변국으로 퍼져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수십만명의 난민이 최종적으로 한국행을 희망할 수 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엔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등 무슬림 난민신청이 상당히 많습니다. 2018년 예멘 난민 500여명이 제주도로 무작정 입국한 것처럼..한국은 꽤 괜찮은 나라로 알려졌습니다.

5. 사실 우리나라는 난민 수용에 인색한 나라입니다.

1992년 UN난민협약에 가입했지만 사실상 난민을 거의 받아주지 않습니다. 신청은 늘어나는데 인정율은 3.5%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국제평균 인정율은 37%.

2018년 예멘 난민의 경우 470명이 난민신청 했는데..2명(0.4%)만 인정받았습니다. 나머지 대부분인 412명은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았습니다. 강제추방은 아니지만 ‘인도적인 차원에서 임시체류를 허가’해줌으로써 취업활동을 할 수 있지만 각종 사회보장혜택은 받지 못합니다.

6. 난민에 인색한 것은 기본적으로 외국인, 특히 무슬림에 대한 거부감 탓이 큽니다.

예멘 난민이 들어왔을 당시에도 외국인 혐오, 무슬림 포비아 증상을 보였습니다. 대표적인 예가..무슬림을 모두 현재 아프간의 탈레반처럼 과격원리주의 테러리스트로 간주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들이 일자리를 뺏어간다는 불안감도 일부 작용했습니다.

7. 난민 수용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제주도의 예멘 난민들은..우려와 달리..비교적 잘 적응하고 있는듯합니다. 대부분 농업노동자나 식당종업원 등 단순노동이 필요한 곳에서 일손을 보태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사회엔 아직 난민에 대한 거부감이 강합니다.

8. 난민 수용에 적극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인종이나 종교적인 차이로 차별해선 안되는 것이 인도주의입니다. 경제규모에 걸맞는 성숙한 개방사회로 가야합니다.

둘째, 인구절벽에 직면한 상황에서 난민 수용은 인구 수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이민을 포함한 적극적인 인구정책이 필요합니다.

〈칼럼니스트〉

2021.08.2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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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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