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이라크전 이어 아프간에도 민간기 투입
日 정부도 자위대 수송 파견 방침
2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외곽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아프가니스탄 피란민 가족이 버스 탑승을 위해 입국장을 빠져나가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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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가 해당 명령을 발동한 것은 지난 70여년간 단 세 번에 그칠 정도로 국방부의 이번 조치는 매우 희귀한 사례에 해당된다”고 했다. 이어 “(해당 명령 발동은) 아프간에 남아 있는 미국인, 동맹국 시민권자, 아프간전 당시 국제동맹군에 협력한 아프간인 등을 보다 신속하게 대피시키기 위한 조처”라고 보도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미 당국은 미 6개 민간 항공사에 항공기 3기씩 총 18기를 향후 1~2주일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방부가 요청한 6개 항공사는 미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하와이안항공, 아틀라스항공, 옴니항공 등이다. 이날 유나이티드항공의 첫 여객기가 독일 프랑크푸르트-한(Hahn) 공항에서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 미 공군 기지로 향했다.
미 정부는 미군 철수 이후 아프간에 있는 자국 시민들과 미 정부에 협력했던 아프간인들의 대피를 위해 6000명의 군인을 카불 공항에 급파한 상황이다. 그러나 공항에 인파가 몰려 혼란이 거세지고, 테러 관측까지 나오면서 다시 한번 부대를 추가로 보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백악관에 따르면 전날 오전 3시부터 24시간 동안 대피한 인원은 총 7800명이다. 미국이 수송기를 통해 자체 대피시킨 인원이 3900명이며, 나머지 3900명은 다른 나라가 군용기와 민간 항공기 등을 투입해 대피를 완료했다. 미국이 수송한 3900명은 하루 목표치로 제시한 5000∼9000 명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미 정부는 카불을 탈출한 사람들이 임시로 머물렀던 인근 카타르 공항 등이 포화상태에 도달하자 다른 나라의 협력을 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25∼26개국이 아프간 현지인의 미국행 비자 심사 기간에 자국 내 일시 수용과 비행기 환승을 허용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카불공항 바깥을 통제하는 탈레반은 대피자의 공항 진입을 허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CNN등에 따르면 탈레반이 미국인을 괴롭히고 폭행하거나 아프간 현지인의 내부 입장을 막은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이 애초 목표로 제시한 8월 31일까지 철군 완료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스틴 장관은 시한을 연장할지에 대한 권고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아프간에 주둔 기한을 연장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한편, 일본 정부도 일본인과 일본 대사관 현지 인력을 대피시키기 위해 아프간 현지에 자위대 수송기를 파견하기로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23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이 같은 안을 최종 결정지을 예정”이라고 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아프간 현지에는 대사관 및 일본국제협력기구(JICA)의 아프간인 직원들을 포함해 일본인 직원이 소규모 남아 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대사관이나 JICA에서 일하는 수십 명 규모의 아프간인 스탭도 자위대 수송기를 통해 국외로 피신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자위대 C-130 수송기 파견에 검토 중이며 인원들은 아프간에서 인근 다른 국가로 이송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15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 있는 대사관을 잠정 폐쇄했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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