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사업 또는 SOC분야 한정 논의
경제성없는 사업 우후죽순 난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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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여야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비 기준을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에서 1000억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그동안 국회 차원에서 예타 대상 사업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는데, 대선을 앞두고 올 정기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도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에 한해 예타 대상 사업의 총 사업비 규모를 1000억원으로 상향하는 데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상정해 예타 개편 논의에 착수한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지역구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예타사업 총사업비 기준을 올려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일단 SOC 분야만 올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기재위 야당 간사인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도 "예타 조사 대상 기준 500억원을 조금 더 완화해야 한다"며 "다양한 의견이 있는데, 모두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타 조사는 500억원 이상 혹은 재정 지원 300억원 이상인 신규 사업을 진행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는 1999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22년간 달라지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내총생산(GDP)이 당시 577조원에서 지난해 1933조원으로 늘어나는 등 경제와 재정 규모가 모두 커진 점을 거론하며 현행 예타 조사 금액기준이 현실과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여야가 예타조사 기준 완화에 속도를 내는 것은 다분히 내년 대선을 의식한 측면이 강하다. 지역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예타 기준 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SOC 분야에 한해 예타 조사 대상 기준 상향에 동의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타 조사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감안하면 대상 금액을 조정하는 것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1000억원으로 기준이 상향되면 경제성 없는 사업이 우후죽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예타 조사 면제비율은 50%를 넘어, 전체의 심사 사업 중 절반 이상이 예타를 면제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SOC 사업은 쪼개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전체 사업비 기준을 1000억원으로 상향할 경우 예타의 존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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